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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총장들이 본 대학교육]"학교별 '대표 사업단' 키우면 기업투자 자연스레 몰릴 것"

■'대학 창업 생태계' 육성 5가지 전략

  • 김희원 기자
  • 2019-05-19 17:27:48
  • 사회일반
[대학 총장들이 본 대학교육]'학교별 '대표 사업단' 키우면 기업투자 자연스레 몰릴 것'

“기술 창업의 중심에 ‘대학 사업단’이 자리할 때 안정적인 스타트업 생태계가 열립니다. 생태계가 조성될 때 창업이 뒤따라 살아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한양대 등 국내 주요 대학 총장들은 대학이 창업 생태계의 구심점으로 기술 창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내부 혁신과 기업·정부와의 유연한 컬래버레이션(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내 주요 대학 총장들은 사업단 중심의 기술학문 융합을 한국형 창업 모델로 제시했다. 또한 민간 부문과 산학협력 강화, 정부 지원전략 혁신, 지역사회 공존 모델 발굴, 대학별 대표 학문 육성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② 사업단 중심 학문융합 연구-다양한 전공 교수·연구진 집결

우선 대학들은 융합 연구가 성공적인 기술 사업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유망 사업단의 발굴 및 운영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집결한 대학은 매우 보수적인 조직으로 학과·학부 간 장벽을 허무는 혁신이 단시일에 이뤄지기 힘든 구조다. 하지만 대학원생 이상의 연구진을 바이오융합·나노물리·로봇공학·인공지능(AI) 등과 같은 융합 학문 사업단에 투입할 경우 다양한 전공의 교수진과 연구진이 집결하며 혁신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것이다.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은 “사업단은 유망 프로젝트에 대한 선별 지원과 중장기 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도 가장 적합한 형태”라며 “각종 유의미한 사업적 성과가 대학원 단계의 실험실 창업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점도 대학들이 사업단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대학들은 미래기반창의인재양성사업단·생체기능시스템사업단·빅데이터융합사업단·뇌과학이미징연구단·인공지능협동로봇사업단 등 대학별로 다양한 사업단을 두는 등 사업단 육성에서 한국형 사업화 모델을 찾고 있다.

산학 혁명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아직 초기 단계인 기업의 대학 투자가 본격화될 수 있도록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등 전략의 일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우선 범정부 차원에서 ‘개방형 플랫폼’을 조성해 기업과 연구진 간 기술 거래를 유도한다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방형 플랫폼이 마련될 경우 개발이 필요한 기술 분야를 보다 손쉽게 파악할 수 있고 유사 기술의 거래 사례와 가격에 관한 데이터가 축적돼 기술 거래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올해 말 미국 실리콘밸리에 개소할 스타트업 증권거래소인 LTSE처럼 장기투자 환경도 개선돼야 한다고 정 총장은 말했다. 중장기 민간 투자가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근본 배경이 된다는 점에서 혁신 생태계에 어울리는 투자 형태도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③ 문턱 낮춰 대학 지주사 확대-투자요건 완화 등 인센티브 필요

기술 특허의 질적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작업도 다수의 총장이 지적한 부분이다. 이렇게 돼야 성숙도가 높은 특허에 대한 사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미진한 특허는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선순환 효과가 일어나며 특허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학 특허 기술에 대한 기업의 독점 사용권을 허용하는 등 기술 활용을 저해하는 규제를 개선하고 교원 창업을 위한 가이드라인 등이 제시돼야 한다고 총장들은 지적했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대학 기술지주회사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자회사 투자요건을 완화하는 등 기업 투자를 유인할 인센티브가 고려돼야 한다”며 “기업과 대학이 기술개발 투자와 공동 연구를 넘어 이익 달성을 위해 공동 협력할 때 지속 가능한 산학협력 생태계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④ 지역사회와 공존모델 발굴-벤처밸리 조성 지역 사회에 개방

지역사회와의 공존 모델을 발굴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개별 대학 연구진보다 다양한 배경의 연구진이 한데 모일 때 혁신 기술이 창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대는 미국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 중국 칭화대와 중관춘 등의 지역거점 모델인 ‘낙성벤처밸리’를 캠퍼스 인근에 조성하면서 이를 지역사회에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서울대가 중심이 돼 첨단 산업을 유치하되 비서울대 출신 청년 사업가들이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총장들은 대학별 대표 기술 육성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성균관대는 8개의 사업단을 구성해 유망 기술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 밝혔고 한양대는 4개 이상의 사업단을 학교의 대표 얼굴로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학들이 각자 ‘유망 학문’을 키울 때 기업 투자가 집중되고 학교 이미지가 제고되는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복안이다.

⑤ 국가주도 재정 지원 늘려야-혁신특허 투자기간 4 → 7년으로

마지막으로 총장들은 정부의 창업 지원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글 창업자들이 대학원생 시절 미국 정부 산하 국립과학재단(NSF)의 투자 자금을 받아 구글 창업의 토대를 마련한 것처럼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 지원이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다섯 명의 총장들은 혁신 특허를 늘리려면 현행 4년여인 정부의 투자 기간을 7년여 이상의 장기로 끌어올려 미성숙한 특허가 남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일제히 답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정부가 논문 수 등 정량 평가 대신 연구 과정과 같은 정성 지표를 평가하는 풍토를 주도해야 대학과 사회가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이경운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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