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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톱다운 재개' 요구에…美는 '태도변화 선행' 고수

[트럼프, 김정은 친서 깜짝 공개]
6·12정상회담 1주년 맞아
양국, 교착국면 타개 의지 보여
文 '오슬로 선언'으로 분위기 띄워
"입장차 커 조기회담 힘들것" 전망도

北 '톱다운 재개' 요구에…美는 '태도변화 선행' 고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유세 활동을 위해 아이오와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정원)에서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한 멕시코와의 합의 문서를 손에 들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깜짝 공개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한반도 평화 비전을 담은 오슬로선언을 통해 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 조성에 나서면서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CIA(중앙정보국) 정보원설’에 대해 “내 체제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북측 체제보장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미 정상이 지난달 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 이후 한동안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한 적극적인 언급을 자제해온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에 맞춘 정상 간 친서 외교를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역시 지난 1월18일 방미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신을 보내면서 급물살을 탄 바 있다.

청와대도 북미 간의 대화 움직임을 감지하고 이달 말 열릴 한미정상회담을 활용해 비핵화 협상 동력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대해 청와대가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 역시 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으로 흘러가는 상황은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가들은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호 발사 이후 외화벌이의 효자 역할을 했던 해외 노동자의 신규송출 금지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김 위원장이 통치자금인 외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北 '톱다운 재개' 요구에…美는 '태도변화 선행' 고수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선 중앙통신=연합뉴스

서경 펠로(자문단)인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선전매체들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면서도 물밑으로는 친서 외교를 재개한 것은 김 위원장의 조급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진단했다.

친서의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이라는 시기를 고려하면 김 위원장은 6·12 싱가포르선언 당시 도출한 양국의 공동성명을 재확인하고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 해법을 원한다는 내용을 전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서경 펠로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정상 간 유대를 이어가고 톱다운 방식의 해결 방식을 선호한다는 기존의 입장 외에 특별한 내용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김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대미전략 방향을 전환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충격을 친서를 통해 흡수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미가 북핵 해법과 관련해 서로의 분명한 시각 차이를 확인한 만큼 3차 북미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차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개최 시기에 대한 언급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북미 3차 정상회담에 대해 “그것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나는 추후 어느 시점에 하기를 원한다”고 밝혀 북미 간 실무급 비핵화 협상이 우선 재개돼야 한다는 데 힘을 실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인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열쇠는 김 위원장이 쥐고 있다”며 북한의 태도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도 친서를 통해 미국에 유화 메시지를 발신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미사일 시설 복구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일본 NHK는 북한 평양 인근의 산음동 미사일 시설에서 대형 건물이 건축되고 차량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 센터장은 “북미 간 물밑접촉 가능성은 있는데 북한의 태도가 변했다는 정황은 포착이 안 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말을 살펴봐도 미국이 태도를 바꾸겠다는 말은 안 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3차 정상회담의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뉴욕=손철특파원 박우인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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