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전기료 땜질

  • 2019-06-20 18:18:44
  • 사설
정부가 여름철 전기료 할인으로 생기는 한국전력공사의 손실을 일부 보전해주기로 가닥을 잡았다. 전기료를 깎아주려면 한전 이사들이 21일 이사회에서 전기료 누진제 개편안을 의결해야 한다. 이러면 한전이 전기료를 깎아주는 만큼의 손실을 떠안아야 돼 이사들의 배임 우려가 제기됐다. 한전 소액주주들은 한전이 누진제 개편안을 수용하면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이미 경고한 바 있다. 이를 없애주기 위해 정부가 손실 보전 방침을 밝힌 것이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크게 잘못됐다. 정부가 한전의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것은 국민 혈세를 투입한다는 얘기다. 국민에게서 받은 돈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더 큰 문제는 전기를 적게 쓰는 사람에게서 걷은 세금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 돌려준다는 점이다. 이번 전기료 누진제 개편안대로라면 전기료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민이 626만가구에 달하게 된다. 혜택 받는 사람 따로 있고 세금 내는 사람 따로 있는 이런 상황을 어떤 국민이 이해할까. 더구나 한전은 손실 보전을 위해 전기를 적게 쓰는 가구에 월 4,000원까지 요금을 깎아주는 필수사용량 보장공제제도 폐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혹시라도 실행에 옮긴다면 전기를 적게 쓰는 사람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

정부의 여름철 전기료 할인 정책은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상장회사가 매년 3,000억원 정도 되는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일이 이 지경이 된 근본 원인은 탈원전 정책에 있다. 이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실행에 옮긴 후 한전은 생산비용이 싼 원전 전력 대신 값비싼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발전 전력 구매를 늘려야 했다. 이로 인해 한때 당기순이익이 7조원대에 달하던 우량기업이 지난해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 1·4분기에는 6,29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받는 여름철 전기료 할인에 매달리지 말고 에너지 백년대계 차원에서 탈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기 바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