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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갈등 출구로 떠오른 '1+1+α 징용案'

靑선 일단 부인하지만
현실적 대안으로 꼽혀
대국민 설득은 과제로

청와대가 한일 갈등의 출구를 마련하기 위해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결책으로 기존의 ‘1+1(한국 기업+일본 기업)’ 기금 마련안에 ‘+α(한국 정부)’를 추가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관계에 정통한 한 외교소식통은 11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법 마련에 책임이 있는 정부 관계자가 최근 ‘1+1+α’를 일본 측에 제시하는 방안을 직접 언급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날 일본에 새 방안을 제안한 적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지만 물밑에서는 유력한 대안의 하나로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이날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이 현안 해법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워싱턴을 방문한 사실도 확인했다. 우리 정부가 일본 측에 새 방안을 제안하기 전 미국과 사전 조율하는 차원에서 김 차장이 방미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일본이 우리 측의 새 카드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게 하려면 한일 양측의 제1 동맹인 미국의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일갈등 출구로 떠오른 '1+1+α 징용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3일 도쿄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참의원 선거 관련 토론회 도중 얼굴을 만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강제징용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 이후 약 8개월 만인 지난달 19일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정부가 내놓은 안은 소송 당사자인 일본 기업을 포함한 한일 양국 기업이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확정판결 피해자들에게 위자료 해당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또 정부는 일본이 우리 측이 제시한 방안을 수용한다면 일본 정부가 요청한 한일 청구권협정 제3조 1항 협의 절차의 수용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 측의 제안을 즉각 거부하고 이달 들어 일부 핵심소재에 대해 한국으로의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보다 도덕적 우위에 있는 만큼 우리 측이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해야 일본이 협상에 응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은미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일 양측 모두 원칙을 지켜야 하는 부분은 유효하지만 협상을 하기 위해 상대에게 여지를 만들어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어떤 조치로서 상대방을 굴복시킬 수 있다면 그 조치를 계속하면 되지만 그럴 수 없다면 타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현·양지윤기자 yhchung@sedaily.com

“韓 양보로 日에 출구 마련…굴복시킬 수 없다면 새 협상안 필요”

[한일 갈등 출구전략 떠오른 ‘1+1+α 징용보상案’]

대법 승소판결 난 피해자

韓·日기업 기금으로 배상

나머지는 韓정부가 책임

기존 日 요구에 가깝지만

협상의 룸 측면서 긍정적

한일갈등 출구로 떠오른 '1+1+α 징용案'
유명희(왼쪽) 통상교섭본부장이 11일 국회 산자위 예산·결산소위에 출석해 심각한 표정으로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 강제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한 일본과의 협상에서 ‘1+1+α’의 대안이 흘러나오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협상의 룸’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이미 외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물밑에서 이 같은 안의 실효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α’ 안이란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한 강제 징용 배상에 대해서 일본과 한국 기업이 낸 기금(1+1)으로 해결하되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책임을 지는(+α) 구조다. 그러나 역시 이 같은 안에 대한 국내 여론의 반발이 당장 넘어서야 할 큰 장벽이다. 따라서 ‘1+1+α’의 대안을 공론화하기에 앞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소통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은미 국립외교원 교수는 11일 ‘1+1+α’안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 양측 다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부분은 유효하지만 협상을 하기 위해 여지를 만들어줄 필요는 있다고 생각을 한다”며 “접점이 어디인지 고민해야겠지만 양측이 유연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기태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측의 진일보된 제안과 더불어 한일 정부 고위급 간의 담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 측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해법을 8개월 동안 끌면서 너무 늦게 제시했다는 불신감이 크다”며 “우리 정부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의 틀은 유지하는 대신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식의 입장을 내놓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1+1+α’안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에 약간의 양보를 통해서 일본에 출구전략을 마련해준다는 차원에서 플러스 알파가 유용할 수도 있겠다”고 밝혔다.

한일갈등 출구로 떠오른 '1+1+α 징용案'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역시“‘1+1+α’ 안은 일본과의 대화 물꼬를 틀 수 있는 방안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다만 “일본이 완전히 만족할 수 있는 안은 아닌 만큼 이것으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고 보인다”며 “일본 국내 정치적 상황(선거)도 있는 만큼 당장 해소될 수는 없고 다만 일본과 접촉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는 있다고 본다”고 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상대가 기존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상황에서 상대를 협상장으로 끌어내 타협을 하려면 새로운 안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며 “1+1+α안은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 거의 유일하게 제시해볼 수 있는 안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 연구위원은 “어떤 조치를 해서 상대를 굴복시킬 수 있다면 조치를 더 하면 된다”며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외교적 타협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1+1+α’ 안은 일본이 받아들이기 부족하다는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일본이 원하는 것은 한일청구권 협정 틀 안에서 징용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일본은 한일청구권 협정상의 중재절차를 밟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일본 입장에서는 대법원 판결과 관계없이 국가 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했다. 그는 “중재에서 질 경우 국내적으로는 복잡할 수 있지만 앞으로 사법부도 국제법 원칙을 준수해야 하다는 점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전적 부담의 주체로 꼽히는 산업계도 불안감과 불만을 토로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제전문가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문제가 터진 것이고 정부 간에 해결해야 될 문제인데 기업에까지 번진 사안이라 상당히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또한 향후 이 문제로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력한 부담 주체로 거론되는 한 기업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직접적 연관성도 없고 포괄적 연관성이 자꾸 거론되고 있는데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기업에게 이런 식으로 돈을 거두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안현덕·김능현·고병기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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