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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국서 기승 부리는 '이단의 경제학'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소득주도성장·현대화폐이론 등
검증 안된 가설 맹신하는 정부
'좌파의 실험장' 부작용만 키워
이론정립 경제학 기반 정책을

  • 2019-07-14 17:30:23
  • 사외칼럼
[시론] 한국서 기승 부리는 '이단의 경제학'

요즘 한국 경제정책들은 마치 이단의 경제학 경연장을 방불케 하는 느낌이다. 지난 2년 동안 한국 경제를 추락시킨 ‘소득주도성장’이 그 단초다. 소득주도성장은 임금인상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나면 소비가 늘면서 경제가 성장하는 선순환을 이룰 것이라는 주장이다. 폴란드 경제학자 미할 칼레츠키의 임금주도성장 이론에 연유하고 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동시대 인물이다.

두 학자 모두 유효수요 부족을 당시 대공황으로 극심했던 불황의 원인으로 진단했지만 케인스는 기업의 투자부족이 유효수요 부족의 근원으로 진단하고 기업투자를 강조한 반면 칼레츠키는 소비부진이 유효수요 부족의 근원이며 소비부진은 국민소득 중 임금의 비중이 적은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기업투자를 중시하는 우파와 소득분배를 중시하는 좌파로 나눠진 것이다. 그러나 임금주도성장이론 폐쇄경제모형을 다루고 있고 실증 검증이 뒷받침되지 않아 기업투자와 그 결과 창출되는 고용을 중시하고 개방경제를 다루고 있는 정통경제학에서는 수용되지 않고 경제학의 이단으로 분류돼왔다.

최근에는 ‘현대화폐이론’이라는 주장도 대두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적자 규모나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국가부채비율 등 재정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한 만큼 돈을 찍어 일자리를 늘리면 완전고용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면 이자율이 올라가서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가 상쇄되는 구축 효과가 발생한다. 이때 통화공급을 늘리면 이자율은 다시 하락해 국민소득을 늘리고 고용도 늘리게 된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불완전고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저임금 수준의 ‘공공서비스고용’ 프로그램도 제안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공 부문 일자리정책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금리 인하, 통화공급 확대, 규제개혁 등 투자환경 개선에도 불구하고 민간 부문의 고용창출이 미흡하고 디플레이션이 지속하는 등 정책효과가 발휘되지 않는 일종의 ‘정책의 함정’에 빠져 있는 경우에는 국가부채 규모가 일정의 재정규율 범위 한도 내에서 민간 부문의 투자와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는 마중물 정책으로서 정부지출이 주장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부채 규모가 일정의 재정규율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재정위기가 초래될 수도 있고 기축통화국이 아니면서 국채 일부를 외국인이 보유하는 경우에는 외환위기도 초래될 수 있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일부 교수들의 워킹페이퍼 수준의 재정확대 주장을 통화이론으로 포장해 주장하고 있는 수준이다.

모든 국민에게 일정한 돈을 지급하자는 기본소득 문제도 심심하면 거론되고 있다. 완전기본소득은 모든 복지제도를 없애고 기초생활수준의 돈을 지급하자는 주장이고 부분 기본소득은 복지제도는 그대로 둔 채 저소득계층에 대해 일정의 돈을 지급하자는 주장이다. 현재 한국에서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는 아동수당·청년수당·경로수당 등이 예다. 하지만 이 정책은 2016년 스위스에서는 재원마련과 근로 윤리 파괴를 이유로 국민투표에서 77%로 부결된 바 있고 핀란드에서는 2,000명을 대상으로 2년간 실험해본 결과 근로의욕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난 정책이다. 헨리 조지가 그의 저서 ‘진보와 빈곤’에서 주장했던 토지국유화 사상에 기초한 토지공유제나 국토보유세도 주장되고 있다.

이처럼 근년 한국에서는 임금주도성장, 현대통화이론이라고 이름 붙인 재정 확대 주장, 기본소득, 토지공유제 등 정통 경제학계에서 제대로 검증도 되지 않은 일부 좌파 학자들의 주장이 경쟁적으로 소개되고 정책으로 채택되기도 하면서 한국 경제가 어설픈 좌파주장들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경제가 급속히 추락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 가설이 검증돼 이론으로 정립된 경제학이 소개되고 정책에 반영되는 풍토가 조성돼 추락하는 경제를 반등시키는 일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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