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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951년 '호밀밭의 파수꾼' 출간

'실패한 성장 소설'속의 희망

[오늘의 경제소사] 1951년 '호밀밭의 파수꾼' 출간

1951년 7월16일,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이 나왔다. 출간은 논란을 불렀다. 상소리와 비도덕적인 내용으로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비평이 많았다. 32세의 저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도 출판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세계적 소설가로 필명을 날리며 1952년 노벨문학상을 받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극찬을 받을 만큼 떠오르는 신예였으나 원고를 살펴본 뉴욕의 한 출판사는 차일피일 출간을 미뤘다. 급기야 수정을 요구받은 샐린저는 원고를 회수해 보스턴의 리틀브라운 출판사에 맡겼다.

출간을 주저했던 뉴욕의 출판사는 두고두고 땅을 쳤다. 대박이 터졌으니까. 전 세계에서 7,000만부가량 팔렸다. 리틀브라운 출판사가 3달러에 판매한 초판본은 요즘 3,000달러를 호가한다. 무단 번역본이 아니라 정식 출판계약에 의한 번역본이 지난 2001년에야 등장한 국내에서도 최근 100쇄 기념판이 나왔다. 평생토록 단편 13편만 남긴 샐린저의 유일한 장편 ‘호밀밭의 파수꾼’에는 경험이 녹아 있다. 부유한 유대계 상인이던 아버지는 극작가를 원했던 샐린저를 군사학교에 보내며 절도 있는 생활과 경영에 대한 관심을 압박했다.

대학 시절 몇몇 습작이 신문에 실리며 주목받기 시작한 1941년 그는 전장으로 떠났다. 군복을 입은 샐린저는 두 가지 아픔을 겪었다. 아일랜드 출신 극작가 유니 오닐의 딸 우나 오닐과 깊게 사귀었으나 1943년 그가 36세 연상인 찰리 채플린과 결혼하자 충격에 빠졌다. 노르망디에서 동료의 4분의3이 전사하는 아픔을 겪었던 그가 오랜 절망 끝에 발표한 작품이 바로 이 소설이다. 소설은 장편 치고는 짧은 편이다. 16세 주인공 홀든 콜필드는 명문 학교에서 국어(영어)를 빼고 전 과목에서 낙제하고는 퇴학통지서가 부모에게 도착하기 전에 뉴욕으로 여행을 떠난다.

콜필드의 3일간의 여정은 ‘이탈’로 가득하다. 여자친구에게 서부로 도망치자고 제의하고 성교는 하지 않았으나 돈을 주고 매춘부를 산 적도 있다. 이렇다 할 결말도 없는 ‘실패한 성장소설’ 같지만 작가는 후반부에 희망을 남겼다. 순수함의 상징인 여동생 피비에게 콜필드가 꿈을 말하는 대목.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잡아주는 거야.”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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