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사회  >  사회일반

"그래서 안녕들 하십니까?" 6년만에 다시 붙은 대자보 전문

고려대 컴퓨터학과 2014학번 명훈 군이 써붙인 한탄
"촛불로 쌓은 이 세상이 한걸음쯤은 나아갔다 믿었다"
"대학원생들이여, 고작 2주짜리 랩 인턴은 왜 안 했나"
"실개천에서 붕어, 가재, 개구리로 잘 살아들 오셨나"

조국, 촛불, 장관, 고려대, 명훈,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그래서 안녕들 하십니까?' 6년만에 다시 붙은 대자보 전문
고려대학교에 붙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 트위터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날마다 새로운 의혹과 논란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조 후보자의 딸이 졸업한 고려대 재학생이 캠퍼스 내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이고 “촛불로 쌓아올린 이 세상이 적어도 한 걸음쯤은 나아갔다고 믿었다”며 개탄했다.

‘안녕들 하십니까’는 지난 2013년 고려대생 주현우 씨가 철도 민영화와 불법 대선 개입, 밀양 주민 자살 문제 등을 거론하며 “하 수상한 시절에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내용의 대자보를 교내에 붙이면서 전국으로 퍼져나간 대자보 붙이기 운동이다. 2장짜리 자필 대자보에 사회 전반의 문제를 언급하며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 없으신가, 만일 안녕하지 못한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거다”면서 “그래서 묻는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전국의 수많은 대학교, 중고등학교에서 “안녕하지 못하다”라는 내용의 응답이 들려왔고 이는 SNS를 통해 확산하는 등 큰 정치사회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그래서 안녕들 하십니까?' 6년만에 다시 붙은 대자보 전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들어가고 있다. 조 후보자는 이날 “국민 청문회가 열리면 지금 제기되고 있는 모든 의혹에 답하겠다”라고 말했다./오승현기자

고대 컴퓨터학과 2014학번 명훈 군은 23일 오전 안암캠퍼스 후문에 붙인 2장짜리 대자보에서 “우리는 부패한 권력을 끌어내린 역사의 현장에 당당히 자리했고, 촛불로 쌓아올린 이 세상이 적어도 한 걸음쯤은 나아갔다고 믿었다”면서 “앞서 말한 부패한 권력이 지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것 같다…그래서 지금 다들 안녕들 하신지요”라고 물었다.

명훈 군은 “문재인 대통령 본인의 말처럼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수 있는 사회에는 철저한 준법정신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준법을 감시하는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 것”이라면서 조 후보자의 법무부 수장 내정 소식을 서두에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새벽 공기를 마시며 논문을 써내려가는 대학원생들이여, 도대체 당신은 고작 2주짜리 랩 인턴은 왜 안 했나”고 꼬집었다.

이어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 하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국비지원 비정규직을 내놓은 몹시도 뒤숭숭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다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굵은 글씨로 강조하기도 했다.

'그래서 안녕들 하십니까?' 6년만에 다시 붙은 대자보 전문
2013년 고려대학교에 붙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그래서 안녕들 하십니까?' 6년만에 다시 붙은 대자보 전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오승현기자

명훈 군은 “N포세대라 일컬어지는 우리를 두고 세상은 낭만도 모르고 호시절을 흘려보내는 세대, 열정도 패기도 없는 세대라고들 한다”면서 “어학 성적 정도는 ‘스펙’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이 시대에 달랑 제 이름 석자만 가지고 이 불구덩이에 뛰어든 것이 우리 세대 아닌지요”라고 따졌다. 그는 “네, 우리는 낭만도 모르고, 호시절도 모른다. 다만 그런 나날을 제대로 허락받아 본 적이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그는 “그저 묻고 싶다, 지금 안녕들 하신지요. 별달리 유난한 것 없이 잘 살고 계신지요. 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안녕들 하시지 못한지요”라며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실개천에서 붕어, 가재와 개구리로 각자 잘 살아들 오셨는지요. 드넓은 바다에서 실뱀만도 못한 이무기들이 설쳐대는 통에 제 몸 하나 담글 물 한 방울 남아는 있으신지요”라고 되물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