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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마중물’ 급한데…탄력근로·세제지원 정책 올스톱될 판

[조국 임명 강행]
■ 헛도는 경제정책·법안
中企 주52시간제 시행 코앞인데 근로기준법 국회에 막혀
투자세액공제 확대·개소세 인하 등 투자·소비진작책 올스톱
데이터 경제 활성화한다더니…'데이터 3법 개정안'도 표류
"정치적 불확실성에 경제 암울…방향 잃고 주저앉을까 우려"

  • 황정원 기자
  • 2019-09-09 17:32:40
  • 정책·세금
‘성장 마중물’ 급한데…탄력근로·세제지원 정책 올스톱될 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함에 따라 여야의 극한 대치로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이미 국회에서 공전을 거듭해온 탄력근로제·최저임금법뿐 아니라 경기활성화를 위한 법안들까지 줄줄이 표류하게 돼 정책 효과는 떨어지고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 계류돼있는 법안 중 가장 시급한 것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이다. 올해 상반기 국회는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 등의 중요도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선거제 개편과 사법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 갈등 속에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남기며 사실상 마비됐다. 지금의 갈등 구도라면 하반기 정기국회로도 공전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현재 악화된 경기상황을 고려할 때 입법 이슈들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그 중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노동비용 증가 문제가 기업에 상당히 타격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현재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도입됐고 내년 1월부터는 50~299인 사업장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연말이 사실상의 데드라인이다. 근로시간 단축의 경직적인 적용은 급격한 최저임금 이상의 파장까지 불러올 수 있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유연한 시행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된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올해 진통 끝에 2020년 최저임금이 2.9% 인상된 8,590원으로 결정됐지만 실질적인 속도 조절을 위해서는 업종·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와 함께 전문가 중심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이듬해 최저임금 상·하한선을 정하고 노사정이 그 범위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이 역시 연내 국회를 통과해야 2021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내년 심의부터 적용이 가능해진다.

데이터 3법 개정안 역시 헛바퀴만 돌면서 정부의 혁신성장 외침을 구호에 그치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데이터 경제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개인과 기업이 수집·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시민단체의 반대에 국회 정쟁으로 처리가 요원한 상태다.

특히 대외 하방 리스크 심화로 올해 2% 성장률 달성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이견이 덜한 경기활성화를 위한 법안들도 묶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더라도 폴리시믹스(정책조합) 차원에서 정책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것이 투자 활성화와 소비 진작을 위한 세제지원이다. 정부는 지난 7월 생산성 향상 시설 투자세액공제율 상향과 노후자동차 교체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적용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대기업의 생산성 향상 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을 1%에서 2%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3%에서 5%로, 7%에서 10%로 높이는 내용이다. 또 15년 이상 노후차를 신차로 교체할 때 개별소비세를 70% 인하해준다. 기업 설비투자 세액공제 확대와 노후차 교체 개소세 감면은 법 개정 후 공포일로부터 각각 1년, 6개월간 한시적으로 적용될 예정이어서 투자 및 소비 확대를 위한 시기를 놓칠 우려도 있다. 아울러 4일 내수 활성화를 위한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 대책’에서 발표한 제주도와 고용위기지역,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소재 회원권 골프장 이용에 대한 개소세 75% 한시 감면도 조특법 통과 후 2년간 시행할 예정이어서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유인책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필상 서울대 교수는 “입법이 필요한 법안들이 통과되지 않으면 때를 놓치고 정치적 불확실성은 경제를 더 침체하게 만들 것”이라며 “성장률 2% 달성 목표뿐 아니라 경제가 방향 감각을 잃고 주저앉을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국민연금 개혁 역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연금개혁 특위에서조차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3개 안을 제시한 마당에 총선까지 앞두고 국회 처리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고령화로 기금 고갈 속도가 빨라질 우려와 함께 미래 세대의 부담도 커지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 대책을 내놓으며 “현재 국회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개인정보보호법을 비롯한 데이터 3법,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등 경제활력제고 핵심내용을 담은 많은 법안이 계류 중”이라며 “입법이 지연되면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이나 지침·가이드라인·유권해석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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