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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탄생한 단성사, 한국영화 100년을 담다

■'영화역사관'으로 탈바꿈
1907년 개관, 韓영화사의 발자취
시나리오 등 5,500여점 전시
영화인·학생 교육장소로도 활용
임권택 "韓영화 새로운 100년 기대"

  • 연승 기자
  • 2019-10-23 15:51:28
  • 문화
재탄생한 단성사, 한국영화 100년을 담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단성사 영화역사관에서 이장호(왼쪽부터) 감독 겸 한국영화100주년기념사업회 위원장, 임권택 감독, 원로배우 신영균, 김혜자, 한지일 씨가 역사관을 둘러보고 있다. 한국영화의 탄생지인 단성사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이날 영화역사관으로 재탄생했다./오승현기자

1907년 조선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었던 탑골 공원 근처인 종로 3가에서 개관한 극장 단성사는 한국 영화의 탄생부터 모든 역사를 함께 해 온 역사적 공간이었다. 1919년 10월 27일 한국 최초의 영화 ‘의리적 구투’가 바로 이 곳에서 상영돼, 1966년부터는 이 날이 ‘영화의 날’로 지정됐다. 멀티플렉스 극장이 들어서기 이전인 1990년대까지 단성사는 피카디리, 서울극장과 함께 국내 최고의 영화관이자 문화의 중심지였다. 이른바 ‘종로시대’를 이끌었던 단성사는 ‘겨울여자’(1977), ‘장군의 아들’(1990)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을 개봉하면서 ‘흥행 보증 수표 극장’으로 자리매김했다. 1993년 한국영화 최초의 100만 관객 영화인 ‘서편제’ 역시 이 곳에서 개봉됐다.

재탄생한 단성사, 한국영화 100년을 담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단성사 영화역사관에서 관람객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한국영화의 탄생지인 단성사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이날 영화역사관으로 재탄생했다./오승현기자

2000년대 들어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아 있던 단성사가 한국 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단성사 영화역사관’으로 재탄생했다. ‘의리적 구투’ 개봉 100주년을 나흘 앞둔 23일 개관식에는 임권택·이장호 감독, 배우 신영균·김혜자,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 종로구 국회의원 정세균 등 30여 명이 참석해 한국 역사의 지난 10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00년에 대한 기대감을 나눴다.

재탄생한 단성사, 한국영화 100년을 담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단성사 영화역사관에서 관람객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한국영화의 탄생지인 단성사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이날 영화역사관으로 재탄생했다./오승현기자

영화계의 거장인 임권택 감독은 “한국 영화가 탄생한 지 100년 되는 올해 한국 영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관이 생겨 기쁘다”면서 “이제 한국 영화는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큰 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의 100년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표작인 ‘서편제’가 단성사에서 개봉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임 감독은 “당시 매일 극장 옆 2층 다방에서 관객들이 모여드는 것을 몇 달 동안 지켜봤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가 제 인생의 최고의 해였다. 단성사를 보니 ‘서편제’가 가슴에서 스멀스멀 일어난다”고 말했다. 1993년 4월 단성사에서 첫 상영된 서편제는 194일이라는 개봉관 최장 상영에 관객 10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면서 한국 영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단성사의 재탄생을 알린 이날 역사관 내 영화관에서는 ‘서편제’가 상영됐다.

배우 신영균은 “한국 영화 탄생 100년이 된 올해 영화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는 등 커다란 성과를 냈다”며 “한국 시장은 좁다. 앞으로는 세계를 무대로, 세계 시장으로 한국 영화가 진출해 세계인의 영화가 될 것”이라며 한국 영화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장호 감독도 “‘단성사 영화역사관’은 문화유적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며 “가난과 어려움을 딛고 한국 영화가 발전해 왔다. 한국 영화 100년의 뿌리가 이제 1,000년의 숲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탄생한 단성사, 한국영화 100년을 담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단성사 영화역사관에서 임권택 영화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영화의 탄생지인 단성사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이날 영화역사관으로 재탄생했다./오승현기자

지명근, 박태일, 주수영 등 한성상인이 주축이 돼 연예계 발달을 도모하고 그 수익으로 교육 사업과 자선사업을 할 목적으로 건립된 단성사는 지난 2008년 부도 후 4차례의 경매 절차 끝에 2015년 영안모자 계열사인 자일개발에 인수됐다. 이후 1년 여 동안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2016년 9월 완공된 단성사 건물은 이름을 ‘단성 골드빌딩’으로 바꾸고 주얼리센터와 보석역사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건물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상영관 1곳을 보존하고, 극장이 있는 지하 2층 430평 전체를 영화역사관으로 단장했다. 단성사 영화역사관에는 한국 영화 초기 포스터를 비롯해 전단지, 시나리오, 촬영현장 스틸 사진, 영화 관련 장비 등 5,500여 점을 선별해 한국 영화 100년사를 전시한다. 최초 단성사 목조건물이 화재로 소실된 후 1934년 신축한 극장 건물의 벽돌과 원본 사진도 전시된다.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은 “한국 최초의 영화가 상영된 단성사는 영화사적으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학생들을 비롯해 영화인을 위해 교육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세균 의원은 “대한민국의 중심 종로에 명품 하나가 들어선 것 같다”며 “정부나 영화진흥위원회가 하지 못한 일을 민간 기업인 영안모자가 대신 한 것이다. 영화 교육의 장이자 역사가 잘 보존된 귀한 역사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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