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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머니]앱 하나로 타행 업무도 OK...은행앱 '왕좌의 게임' 시작된다

<30일부터 '오픈뱅킹' 시범서비스>
핀테크 등 신청업체 128곳 중
'대세앱'만 살아남을 가능성 높아
시중은행 앱 속속 개편 '총력전'
주거래 은행 바꾸기 쉽지 않아
일각선 "찻잔속 태풍 그칠 것"

[S머니]앱 하나로 타행 업무도 OK...은행앱 '왕좌의 게임' 시작된다

앞으로 휴대폰에 여러 개의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깔 필요가 없어진다. 오는 30일부터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범 실시되면 하나의 은행 혹은 토스 등 핀테크 앱만으로도 자신 명의의 모든 은행 계좌 잔액을 확인할 수 있고 자유롭게 송금도 가능하다. 고객의 손바닥 안 스마트폰에서 살아남는 단 하나의 앱이 되기 위해 은행과 핀테크 업체의 ‘손바닥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9개 시중·지방은행은 30일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범 출시한다. NH농협·신한·우리·IBK기업·KB국민·KEB하나·BNK부산·제주·BNK경남은행 등이다. 본 서비스가 시작되는 12월18일부터는 카카오·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을 포함해 18개 은행이 참여하며 토스·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업체도 서비스를 개시한다. 금융결제원에 오픈뱅킹 서비스를 하겠다고 신청한 핀테크 업체는 128곳이다. 보안검사를 거쳐 서비스를 승인할 예정이라 최소 수십여개의 업체가 오픈뱅킹을 시작한다.

당장의 변화는 하나의 은행·핀테크 앱에서 모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 앱에 들어가 자신 명의의 모든 은행 계좌 내역과 잔액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 신한은행 앱에 접속했지만 국민은행 계좌에서 기업은행으로의 송금도 가능하다. 굳이 여러 은행의 앱을 깔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또 각종 혜택을 받기 위해 월급을 받는 계좌, 대출 원리금이 빠져나가는 계좌, 카드값 이체 계좌 등을 각기 달리 설정한 금융소비자의 경우도 각 은행 앱을 켰다 껐다 하며 일일이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결제예정 금액과 통장 잔액 등을 확인할 필요 없이 하나의 앱만 설치하면 ‘원스톱’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30일부터 앱 안에 마련되는 오픈뱅킹 코너를 클릭해 공인인증서 등록 없이 문자메시지(SMS) 인증 등만으로 자신의 은행 계좌를 등록한 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핀테크 입장에서는 송금 수수료가 대폭 낮아지는 게 가장 큰 변화다. 예컨대 지금도 토스는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핀테크 업체가 개별 은행에 일일이 찾아가 계약을 해서 이뤄진 것이고 송금 1건마다 400~500원의 펌뱅킹 수수료가 발생했다. 고객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는데 초반에 고객을 모으기 위해 수수료를 핀테크 업체가 부담했다. 연간 이 수수료만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유니콘 기업인 토스가 매년 적자를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작되면 핀테크 업체가 개별 은행과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닌 금융결제원의 ‘오픈뱅킹공동업무시스템’에 연결되는 것이어서 수수료가 20~50원으로 10분의1이 된다. 현재 핀테크 업체는 수수료 탓에 일일 송금 횟수를 10회로 제한하는 등 한도를 설정해 놓았는데 이게 대폭 늘어날 수 있고 업체는 관련 비용을 절약해 혁신금융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민들의 휴대폰에 하나의 은행 혹은 핀테크 앱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주거래고객 이탈로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앱 ‘쏠(SOL)’을 통해 개인의 은행·카드·증권·보험·연금·부동산·자동차·현금영수증 등 흩어져 있는 자산을 한 번에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는 ‘MY자산’ 통합자산조회 서비스를 28일부터 시작하며 기선제압에 나선다. 본인 주소, 차량 번호만 입력하면 부동산과 자동차 시세도 확인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앱 ‘리브’를 통해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만으로 송금·대출·외환 같은 주요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KB스타뱅킹 앱에서는 인증서 비밀번호 입력, 자동응답시스템(ARS) 확인 등을 거쳐야 했지만 간소화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14개 핀테크 업체와 협력해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미 시범 운영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앱은 다른 은행 계좌를 등록하면 이체거래를 할 때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앱 ‘올원뱅크’를 사내 독립기업 수준으로 고도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금융당국은 오픈뱅킹 서비스가 다양한 금융혁신 서비스 출시의 방아쇠를 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혁신 서비스를 출시해 자사의 앱에 탑재해야 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 4월부터 시작된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어느 정도 여건도 마련됐다. 제도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 2년간 금융 관련법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현재까지 53건이 지정돼 11건이 실제 출시됐다. 국민은행 지점에서 유심칩을 사서 휴대폰에 끼우면 알뜰폰으로 이용하는 동시에 휴대폰에 공인인증서를 깔 필요 없이 국민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리브M’, 경조사비 등을 보낼 때 계좌에 당장 돈이 없어도 신용카드를 통해 송금을 하고 카드결제일에 결제를 하는 신한카드의 ‘MY송금’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오픈뱅킹의 파장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보통 하나의 주거래은행을 트면 잘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오픈뱅킹을 먼저 도입한 영국의 경우 파이낸셜타임스(FT) 설문조사에서 오픈뱅킹을 들어봤다고 한 인원은 4분의1에 불과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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