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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계 최고 신고리 3·4호기의 명암

이익환 전 한전원자력연료 사장
안전·경제성 입증 최고기술 불구
탈원전으로 원전산업 급속 붕괴
일자리창출 기조와도 배치되는셈
신한울 3·4호기 착공재개 서둘러
수출위상 되찾고 한전 적자 막아야

  • 2019-12-15 17:30:52
  • 사외칼럼


[기고] 세계 최고 신고리 3·4호기의 명암

원전 신고리 3·4호기가 이달 6일 준공 기념식을 개최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완공한 바 있는 바라카 원전과 동일한 ‘APR1400’의 설계가 적용됐다. 바라카 원전은 UAE의 기술 인력과 훈련을 강화하는 등 안전성과 연관된 내부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내년 초 핵연료를 장전하고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한국의 제3세대 신형원전 APR1400 설계는 알려진 대로 미국규제위원회의 설계승인을 올해 공식 취득해 미국에서 한국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법적인 발판을 만들었다. 사실 일본·프랑스가 우리보다 먼저 취득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한국만이 성공했으니 어느 국가도 한국 원전이 세계 최고라는 데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신고리 3호기는 3년 전에 운전해왔고 신고리 4호기는 올 2월 운영허가를 받아 현재까지 운전되고 있다. 신고리 3·4호기는 호기당 용량이 40% 증대된 140만㎾이며 지금부터 60년간 운전할 수 있다. 용량에 따라 건설비용은 다소 많지만 경제성은 높아 사우디아라비아·체코·폴란드·핀란드 등 많은 국가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78년 고리1호기를 미국에서 도입·준공할 때 우리는 모든 것을 웨스팅하우스에 맡기고 건설이 끝난 후 운영권을 받았다. 이후 한국은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고 여러 나라가 부러워하는 국가가 됐다. 한국 산업의 기초가 된 중화학공업에 그 많은 전기를 공급했고 덕분에 어려운 석유파동도 이겨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고 석탄이나 가스자원도 없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기술 자립은 우수한 엔지니어의 머리를 통해 성공리에 달성했다.

문제는 탈원전 정책이다. 탈원전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감히 묻고 싶다. 대통령 공약에 포함됐다고 제대로 절차에 따른 국민의 동의도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탈원전으로 인해 원전 생태계가 급격히 붕괴되고 있는 이 시점에 경사스러운 신고리 3·4호기 준공식을 맞았다. 온 국민이 원전기술의 자랑과 함께 발전적인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데 원자력 산업의 급속한 붕괴로 이어지고 있어 말할 수 없는 회의를 느낀다. 원전 인프라에 종사하는 기술자들이 갈 곳이 없어 방황하고 원자력 직군 관련 대학 학과는 문을 닫아야 하는 아픈 현실에서 당국은 일자리 창출을 감히 이야기할 수 있나.

신고리 3·4호기 준공은 기술의 세계적 우수성에 비춰 국내 원전 산업계 및 원자력 종사자들에게는 희망이 돼야 함에도 우리에게는 어두운 그림자로만 비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세상의 일들이 예측 가능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 국민은 한탄하고 때에 따라서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개인도 개인이지만 기업도 일거리가 없어지면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 올해를 넘기면 한 중공업 기업은 일거리가 10%로 떨어진다니 감원과 함께 쉬고 있는 공장 생산라인을 정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해고되거나 해고 위기에 있는 기술자들은 컴퓨터를 챙겨 새로운 곳으로 직업을 찾아야 한다. 원전 건설이 확정 또는 건설 중도에 정지될 경우 기술의 도태, 인력 유출, 산업계의 손실 등 부작용도 크다. 전형적인 사례가 신한울 3·4호기 원전이다. 그동안 1조원 이상이 투자·집행된 사업이 탈원전의 된서리로 유보됐다.

한국의 우수한 세계적 기술, 신고리3·4호기의 준공에 즈음해 예측 가능한 희망적인 일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선 사업이 확정됐으나 탈원전으로 유보된 신한울 3·4호기의 빠른 착공 재개를 희망한다. 아직 법적으로 2022년까지 원전가동이 가능한데도 정지된 상태로 있는 월성1호기도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 그래야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가진 APR1400의 원활한 수출을 기약할 수 있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대표공기업인 한국전력과 전력사업자들이 적자에서 벗어나 우량기업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국민의 전기료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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