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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우한폐렴'…2차 감염 공포 커진다

28일 긴급경제장관회의 개최
세번째·네번째 확진자 모두
수일간 통제없이 외부 활동
文 "입국자 전수 조사" 지시
美·中·日 등도 확진자 증가세

  • 우영탁,최수문 기자
  • 2020-01-27 17:37:40
  • 바이오&ICT 1면
구멍 뚫린 '우한폐렴'…2차 감염 공포 커진다
27일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하는 등 국내 방역망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날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 격리음압병실에서 보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확진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제공=명지병원

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가 잇따르고 이들과 접촉한 사람 수도 크게 늘면서 2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확진자들이 수일간 통제 없이 외부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는 27일 국내 네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지난 20일 귀국한 55세 남성이다.

이 환자는 귀국 당시 증상이 없었던 ‘무증상 입국자’로 공항 검역망을 통과했고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병원을 방문했을 때 우한 방문 이력이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을 통해 병원에 통보됐지만 격리 등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25일 고열과 근육통이 생기자 의료기관에 재내원, 보건소 신고 후 능동감시를 받았고 26일 조사 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돼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됐다.

구멍 뚫린 '우한폐렴'…2차 감염 공포 커진다

세번째 확진자에 이어 네번째 환자도 격리조치 이전까지 수일 동안 보건당국의 통제 없이 외부활동을 하며 다수의 사람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2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번째 확진자는 20일 입국한 후 25일 격리될 때까지 서울 강남구와 고양시 일대에서 외부활동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접촉한 사람이 74명이라고 질본은 밝혔다. 네번째 환자의 동선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역시 3~4일간 외부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은 초비상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들에 대한 전수조사 추진을 지시했고 질본은 우한 방문자 중 유증상자 전원에게 우선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예의주시해 점검을 철저히 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8일 오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오후 8시 기준 전국 30개 성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 2,840명, 사망자 81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 연휴를 거치면서 환자는 매일 수백명씩 늘고 있다. 대규모 인구이동으로 인한 전염병 확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화권인 홍콩에서 8명, 마카오에서 6명, 대만에서 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또 이날 하루 동안 미국에서 2명의 추가 확진환자가 발생하는 등 전 세계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확진환자는 현재 태국이 8명으로 가장 많으며 미국·호주 각각 5명, 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 각각 4명, 프랑스 3명 등이다.

/우영탁기자 베이징=최수문특파원 tak@sedaily.com

[공항서 잠복기환자 놓쳐...병원은 우한 방문 알고도 감기약만]

<우한폐렴...구멍 뚫린 방역망>

심평원 감염지역 입국자 확인시스템 제대로 작동안해

발열 등 증상 나타났는데도 도심 활보한 환자도 문제

설명절 끝나고 여행객 귀국...감염자 확산 우려 커져


구멍 뚫린 '우한폐렴'…2차 감염 공포 커진다

‘4일→2일→1일’

‘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늘어날수록 발생속도 역시 빨라지고 이들이 활동했던 지역에서의 접촉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공항과 병원에 걸친 방역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에 따라 2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진환자 역시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해열제를 복용하고 외부활동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에 거주 중인 네번째 확진환자는 입국 이틀째였던 지난 21일 감기 증세로 병원을 방문했다. 내원 당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환자의 우한 방문 이력이 병원에 통보됐다. 하지만 감기약을 처방했을 뿐 보건당국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는 25일 의료기관에 재내원해 능동감시를 받을 때까지 보건당국의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현재 DUR 팝업창을 통해 10일부터 감염병 발생지역 입국자 및 확진자의 접촉자일 경우 14일간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으로 우한 등 중국 방문자는 어느 병원을 가든 팝업창에 감염지역 방문 환자라는 사실이 뜬다. 이 같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공항 검역도 무용지물이었다. 세번째·네번째 환자는 입국 당시 발열이나 기침 등 폐렴 증상이 없어 공항의 검역 과정에서 걸러지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최대 잠복기는 14일 정도로 추정된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답변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증상 의심자’가 의도적으로 증상을 숨기면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방역당국은 의심증상 발생 시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자발적 신고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구멍 뚫린 '우한폐렴'…2차 감염 공포 커진다
27일 ‘우한 폐렴’ 치료 전문 병원으로 전환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방문객의 체온을 재고 있다. /권욱기자

환자의 조치 역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번째 확진자는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데도 해열제를 복용하며 서울 강남구와 한강, 경기 고양시 일대에서 외부활동을 하는 등 신고를 미루며 접촉자 수를 늘렸다. 질병관리본부는 뒤늦게 환자가 투숙한 강남구의 호텔과 병원 등에 대한 긴급소독을 실시했고 접촉자 수를 파악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세번째 환자의 접촉자는 74명이지만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네번째 확진자 역시 지역사회와의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3~4일간의 이동경로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명절이 끝나고 여행객들이 귀국길에 오르고 있어 무증상 입국자의 추가 입국 가능성도 높아졌다. 중국에서 출발하는 한국행 항공편은 하루 평균 180편, 입국자는 하루 약 3만5,000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최대 14일이다. 무증상 입국자가 국내에 추가 입국해 보건당국의 감시에서 벗어난 채로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경우 사람 간 접촉에 따른 2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한편 잠복기 전염력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우선 중국 보건당국은 신종 바이러스가 증상이 없는 잠복기 환자에서도 전파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은 우한 폐렴과 관련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달리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질병관리본부와 국내 감염학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상이 발현되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증상이 심해질수록 전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증상의 발현이 연속적인 만큼 언제부터 전염력이 생긴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잠복기 환자가 다른 환자를 감염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나 사스의 사례를 봤을 때 잠복기에는 감염성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다는) 중국 발표와 관련해 판단 근거에 대한 정보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을 다녀온 입국자 중 콧물이나 미열 등 가벼운 증상이라도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는 전원에 대해 모든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인할 수 있는 ‘판코르나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검사 대상자는 약 100명이다. 검사 대상자들은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자가격리 등의 방역조치를 수행한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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