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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으로" 수도권·호남·충청에 몰린 靑출신

역대최대 44명 출사표...MB때 4배
文복심 윤건영 등 수도권서 20명
호남 12명·충청권에도 7명 도전
부산·대구·강원은 0명 '험지 기피'
대통령 직속委 이력 후보도 88명
"대통령 영향력 키우려 하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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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으로' 수도권·호남·충청에 몰린 靑출신
고민정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44명의 ‘역대급 규모’ 청와대 출신 후보들이 대부분 수도권·호남·충청 등 ‘텃밭’에 출마하는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국정 수행에 공백을 빚어가면서까지 출마한다면 그에 상응한 명분을 보여줘야 함에도 하나같이 ‘험지’는 마다하고 ‘꽃길’만 탐한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서울경제가 민주당 ‘지역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접수 현황’을 전수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출마자는 총 44명이었다. 이는 역대 정부들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치러진 19·20대 총선에서 청와대 출신은 10명 안팎에 그쳤고 노무현 정부(18대) 때도 30명 내였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근무인원이 456명,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근무자가 443명으로 현재 청와대 규모와 같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율로는 네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번 총선에 나오는 청와대 출신 대부분은 수도권·호남·충청 등 여권의 텃밭으로 꼽히는 곳에 출사표를 냈다. 서울에는 청와대 출신 인사 14명이 도전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구로을), 하승창 대통령비서실 사회혁신수석(중구성동구 을)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 보수성향이 강한 강남 3구를 지역구로 정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경기·인천에도 총 6명이 도전장을 냈다.

'텃밭으로' 수도권·호남·충청에 몰린 靑출신

호남에도 청와대 출신 인사의 출마 행렬이 이어졌다. 전북과 전남에 각각 4명·3명, 광주에 5명이 후보로 나서며 수도권을 제외한 단일 권역 중에 가장 출마자가 많았다. 대전·충청에는 7명이 출마하는 가운데 박영순 제도개선비서관실 행정관과 최동식 시민사회수석비서관 모두 대전 대덕구를 지역구로 고르며 ‘청와대 대결’을 펼치게 됐다.

반면 ‘험지 출마’를 자처하는 청와대 인사들은 거의 없어 민주당 내에서도 “꽃길만 걸으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울산경남에는 2명, 대구경북(TK)에는 1명이 출마했다. 부산과 강원도에 도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상대 당 지역구로 가서 한 석이라도 얻어오는 게 지지자들이 원하는 것이지 당내의 분열을 초래하기를 원하는 당원들은 아무도 없다”고 꼬집어 말했다. 청와대 안에서도 단순히 ‘총선용 스펙’으로 청와대 근무 이력을 활용한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텃밭으로' 수도권·호남·충청에 몰린 靑출신
강기정(왼쪽부터)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손 세정제로 손을 닦은 뒤 회의실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 근무 이력뿐만 아니라 ‘대통령 직속위원회 이력’을 활용한 후보도 88명으로 당 예비후보의 18%에 달한다. 대통령비서실은 아니지만 대통령 직속위원회인 일자리위원회·국가균형발전위원회·자치분권위원회 등 ‘문재인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후보들이 대거 쏟아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출신의 대규모 국회 진출로 대통령의 권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고 비판한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일하기보다는 여론을 주도하고, 의회를 ‘실망스럽다’며 압박하고, 당의 공천을 대통령 사람 위주로 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 때 잘못된 길로 접어든 것을 반복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비서실이 이름 그대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입법부와 사법부에 영향력을 미치는 거대한 권력기관으로 커진다는 주장이다.

특히 청와대가 이러한 현상을 부추겨 ‘국회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 어린 시각도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이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개각이나 청와대 개편에 대해 “내년 총선과 관련해 당에서 요구하고 본인이 동의하신 분들은 놓아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텃밭으로' 수도권·호남·충청에 몰린 靑출신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 간사가 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검증 회의 결과 설명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 출신 출마자들이 쏟아지며 ‘청와대 이력 표기’ 문제를 둘러싼 후보자들 간의 신경전도 절정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민주당은 ‘공천 적합도 조사’에서 전·현직 대통령의 이름 사용을 불허한 대신 6개월 이상 청와대에서 근무했을 때 청와대 행정관·비서관 직함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공천 적합도 조사는 경선 이전에 후보가 공천을 받기에 적합한지 판단하기 위해 실시된다. 이 조사에서 상대와의 격차가 20% 이상일 때는 경선조차 나가지 못하고 컷오프될 수 있다. 다만 아직 당 지도부는 경선 과정에서 이력 표기 문제는 결정하지 않았다. 이력 표기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적어도 5%, 많게는 20%까지 차이 나는 만큼 후보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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