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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금융가
신한·하나 '생존위한 장기협력' 큰 그림...금융사 합종연횡 신호탄 되나

[신한·하나 금융지주 첫 혁신동맹]

양사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 바탕

과당경쟁 지양하고 협력관계 구축

규모의 경제로 대형 M&A 노릴 듯

국내선 신한·하나 복합점포 가능성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전격적으로 ‘혁신동맹’에 나선 데는 어두운 국내 금융업의 현실이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는데다 초저금리 상황으로 이자 수익은 내리막길이다. 그나마 동남아시아 신남방 지역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지만 국내사 간 출혈경쟁이 심하다. 특히 카카오·네이버 등 테크핀의 도전이 파도처럼 덮쳐오는 판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 환경이 급변해지면서 순식간에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결국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 절박함이 양 거대 금융의 유례없는 악수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현재 글로벌 사업 부문에 한정된 제휴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영업 부문에서도 다양한 실험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 신한과 하나가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윈윈’ 효과를 거둘 경우 지주사 간 다양한 합종연횡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용병(왼쪽 두번째)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김정태(// 세번째)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신한-하나 그룹 간 글로벌 경쟁력 강화 MOU를 체결하자 지성규(// 첫번째) 하나은행장과 진옥동(// 네번째) 신한은행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금융·하나금융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1·4분기 글로벌 사업 부문 당기순이익은 8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6%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1,133억원으로 무려 117.9% 뛰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이 주춤한 것과 달리 이들 두 곳이 해외영업에 적극 나선 결과다.

양 그룹이 의기투합할 수 있었던 것도 글로벌 사업 부문의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했다. 신한금융은 일찌감치 베트남에 교두보를 쌓아 베트남 외국계 은행 중 업권 1위를 달리고 있다. 신한은행의 해외점포별 손익비중을 보면 신한베트남은행이 34%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SBJ은행이 22%,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가 13%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가 1·4분기 충당금 적립전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68%(337억원) 늘려 순익 향상을 이끌었다. 특히 옛 외환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흡수하며 주요 지역마다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문제는 자산규모다. 신한과 하나의 해외 자산규모는 전체 자산의 10%가량에 불과하다. 수익을 불리기 위해 자산 자체를 늘리자면 인력이 필요하고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 수는 이미 1,000개를 돌파했다. 이 중 74%(772개)가 신남방에 쏠려 있다. 실효성 있는 성과를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데 ‘돈’이 된다 하니 너도나도 신남방에 진출해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결국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해외 진출마저 답보상태에 빠질 경우 그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상호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해 글로벌 금융사들과 경쟁하겠다는 인식을 공유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양측은 △글로벌 사업 전반의 공동 영업기회 발굴 및 추진 △각국 규제와 이슈 사항에 대한 공동 대응 △공동 신규 해외시장 진출, 해외 공동 투자, 해외 네트워크 조성 △기타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부문에서의 교류와 협력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조 회장은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고, 김 회장도 “단순한 선의의 경쟁관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양측의 제휴는 금융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끼리 해외에서 경쟁하는 구도를 지양하고, 판을 키우면 현지 금융사 인수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며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강세인 일본 3대 메가뱅크(미쓰비시UFJ·미쓰이스미토모·미즈호)에 맞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봤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강화와 언택트가 강화되면서 국내 지점의 축소가 불가피한 시점”이라며 “이미 일상화된 은행과 증권의 복합점포처럼 신한과 하나 복합점포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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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6 17:03:45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