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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생활
[로터리]좋은 디자인에 대한 고찰

고태용 비욘드클로젯 대표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으로 패션 전문 과정을 거치지 않은 대중들도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전문가만큼은 아니지만 실무 용어와 전문성까지도 SNS로 공유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키보드로 디자인을 평가하는 자칭 디자인 전문가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디자이너들이 밤새워 고민한 결과물들을 그저 눈으로 보이는 대로 쉽게 판단하고 가볍게 말하는 ‘키보드 전문가’들의 평가는 디자이너들에 큰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특히 옷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알 필요없는 현장용어까지 남발하며 잘못된 평가를 하는 총체적 난국인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장황할 정도로 제품을 설명하고 잣대를 들이미는 글들을 보면 잘못된 정보를 소비자에게 주입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디자이너는 대중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때로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알 필요가 없는 것들을 대중에게 ‘전문성’으로 포장해 강요할 필요가 없다. 필자는 이것을 ‘디자이너만의 성역’이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과연 대중들에게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패션 디자이너로서 ‘좋은 디자인’에 대한 기준은 늘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과거 브랜드 론칭 직후에는 ‘많이 팔리는 디자인’을 좋은 디자인의 기준으로 삼았다. 이후 많이 파는 디자이너가 되자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느낀 것 중 하나는 본인이 하는 디자인에 대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하게 인정하고 구분하는 것이 기준점을 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작업이 이루어진 후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반영하면 그것이 디자인의 기준점이 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브랜드가 존재한다. 모두가 저렴한 원단으로 대중적인 아이템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다면 승산이 없다. 최근 대중매체를 도배하고 있는 ‘트로트’ 열풍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이처럼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언제 어떤 브랜드가 주목을 받을 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본인만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디자인의 기준은 디자이너가 주관을 가지고 할 때 나온다. 브랜드에서 옷을 판매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파는 것이다. 패션을 단순히 옷으로만 보지 않고 더 넓은 시야로 접근해야 한다. 디자이너가 본인만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브 컬처와 현대 미술, 사회적 이슈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탄생한 브랜드는 때로는 대중들에게 공감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오히려 디자이너만의 세계라며 의아함을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중적인 취향에 맞추기 보다는 나만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좋은 디자인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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