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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사회
푸틴 '독재 합법화' 매듭…개헌안 국민투표 가결

78%로 찬성, 36년 집권 초석

시진핑과 공조도 탄탄해질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과학아카데미 건물에 차려진 투표소에 직접 나와 투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2036년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는 새로운 헌법 개정안이 국민투표에서 가결됐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를 모두 마친 결과 투표자의 77.92%가 개헌안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반대는 21.27%였고 투표율은 65%였다. 개헌안은 투표참여자의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이날 국민투표는 러시아 전역의 9만6,000여개 투표소에서 오전8시부터 저녁8시까지 진행됐다.

개헌 국민투표는 당초 지난 4월22일로 예정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차례 연기됐다. 선거당국은 투표소를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이유로 본투표일에 앞서 지난달 25~30일 6일간의 사전투표도 허용했다.

네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푸틴 대통령은 72세가 되는 2024년 이후 5기 집권을 위한 대선 출마가 가능해져 84세인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최대 36년인 장기집권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이 경우 최장기 집권했던 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보다 5년 더 권좌에 머무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번 개헌안의 핵심은 ‘동일 인물의 두 차례 넘는 대통령직 수행 금지’ 조항을 백지화함으로써 푸틴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3연임을 금지하는 기존 규정은 그대로 살아있지만 개헌 이전의 대통령직 수행 횟수를 ‘0’으로 간주하는 조항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이번 개헌으로 러시아 정부의 구조적 개혁 외에 향후 푸틴 대통령이 추진할 정책의 토대도 마련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개정된 헌법에는 국제법(국제협정)에 대한 국내법(헌법) 우위 원칙과 러시아의 주권 강화가 담겼다. 러시아의 이익을 위해 국제분쟁 발생 시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제적으로는 최저임금이 최저생계비용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 하고 연금 수령액은 물가와 연동되도록 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금개혁으로 홍역을 치른 데 대한 민심 무마용 카드로 읽힌다.

푸틴이 장기집권 체제에 들어가면 같은 구도를 꿈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공조가 더 탄탄해져 미국 견제 등 글로벌 패권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번 개헌안의 경우 이미 3월에 의회 승인과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을 받아 국민투표가 개헌을 위한 필수적인 법적 절차는 아니라고 BBC 등 외신들은 전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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