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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체크] 미국 ‘V자’ 반등 힘들다…“이달부터 실업률 증가할 것”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V자’ 반등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나스닥 등 주가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정작 실물경제는 회복이 느릴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달부터 다시 실업률이 증가할 것이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는 회복세에 접어든 것일까요, 아니면 다시 하락으로 전환할까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에 자리한 켄터키 커리어 센터를 찾은 수많은 사람들이 실업수당을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바닥난 정부지원금에 실업률 증가세 우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달과 8월 다시 일자리 수가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현재 정부로부터 상환면제대출을 받은 많은 중소기업들의 자금이 바닥나고 있으며, 대기업들 역시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에 대비해 급여 삭감을 시작했기 때문이죠. TD 아메리트레이드의 매크로 스트래지스트인 짐 오설리반은 “숫자가 다시 부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회복세의 대표적인 지표로 여겨졌던 실업률 감소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역시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라파엘 보리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제활동이 “변동이 없기 시작했다”고 경고했습니다.

현재 미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9만5,000명의 직원 중 3분의 1 이상을 해고하겠다고 밝혔으며,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며 역대 미국 대통령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의류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는 파산보호 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침구·욕실·주방용품 등을 판매하는 미국 가정용품 판매업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는 점포 200개를 폐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WP는 “만약 코로나19 셧다운에서부터 ‘V자’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면 이번 주에는 그것에 종지부를 찍었어야만 했다”며 “이코노미스트들이 한때 일시적인 사업 중단에 불과할 것으로 추측했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쇼크는 경기침체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로 사라진 일자리 3분의 1밖에 안 돌아왔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현재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텍사스, 애리조나 등의 주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경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70% 이상의 주가 경제 재개 계획을 일시 중단하거나 번복하고 있죠. 전문가들은 고용이 정말로 충분히 회복세에 접어든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집니다. WP는 5~6월에 회복한 일자리 수는 750만개로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면서도, 이는 팬데믹으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스의 대표이자 경제학자인 줄리아 코로나도도 2월에 일하던 이들의 약 20%가 실직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경제학자 하이디 쉬어홀츠는 코로나19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일부 기업들이 2월만큼 많은 직원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국독립사업자연맹(National Federation of Independent Business)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대출을 소진했으며, 이로 인해 22%가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의 한 가게에 점포정리로 인한 세일 광고가 부착돼있다. /AFP연합뉴스


이커머스 등 경제구조 재편도 고용에 악영향

코로나19만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할리 데이비슨은 지난주 구조조정 계획의 일환으로 700명의 일자리를 없애겠다고 밝혔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와 이번 구조조정은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회사는 지난 4월에 “위기가 우리의 사업과 전략의 모든 면을 재평가할 기회를 제공했다”며 “회사에 중요한 변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4위 은행인 웰스파고 역시 올해 말 수천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바이스의 경우 온라인에서 판매가 증가하며 호황을 맞더라도 이것이 지난 3~4월 소매점들이 폐쇄됐던 상황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리바이스는 지난주 700명의 직원을 해고하며, 분기별 지출을 1억달러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코로나19가 미국 경제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항공사와 호텔, 식당, 전통적인 소매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반면 이커머스와 기술산업에서는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하지만 이처럼 쇠퇴하는 산업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이커머스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그렇게 단기간에 일어나기는 어렵습니다. 알리안츠의 최고 경제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이 시기가 30여개 주에서 경제 재개 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동시에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좀 더 전략적인 무언가가 작동하고 있다”며 “완전한 경제 회복으로 돌아가는데 점점 더 오래 걸리는 것에 대해, 미국 기업의 증가 부문을 ‘적당한 규모’로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와 별개로 이커머스 등 경제구조가 변화하는 것도 실업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사람들이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임대료를 받지 말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늘어나는 실업률에 소비도 줄어

고용 및 지출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들어 경제 회복 속도는 확실히 둔화됐습니다. 지난 2주 동안 현재 일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이들도 각각 140만명이나 증가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실업이 계속되면서 사람들은 소비에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JP모건 체이스의 제시 에드거튼 이코노미스트가 3,000만 건의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이래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게 상승하나 지역뿐 아니라 모든 주에서 소비가 감소했습니다. 소비 감소는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죠.

WP는 실업률이 지난 3월 경제학자들이 우려했던 20%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일시적인 것으로 보였던 정리해고가 보다 영구적인 것으로 굳어지고 있는데다 수백만명의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허둥지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6주 연속 100만건을 넘어서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현재 약 3,300만명의 미국인들이 어떤 형태로든 실업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도 대표는 “기업은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보수적이고 신중해야 하며, 사업의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가 피하려고 했던 일반적인 불황의 역학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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