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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실리콘밸리의 외로운 한국 창업가

■박호현 성장기업부 기자





“국내 벤처캐피털(VC)의 해외 기업 투자가 제한돼 있어 한국인이 해외에서 기업을 설립한 경우에는 투자가 어렵습니다.”

한 VC 관계자는 “한국인이 북미·유럽 등지에서 창업한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에 제한이 있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국내 기관에서 자금을 받은 VC들이 해외 기업에 투자하려면 일정 부분 제한이 있다. 산업은행이 출자한 펀드들의 경우에도 해외 기업 투자 비율에 한도가 정해져 있어 한국인이 창업한 스타트업들 투자에 제한이 있다.

문제는 한국인이 창업한 해외 기업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율주행·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할 때 북미 실리콘밸리 같은 곳에서 시작하는 것이 확실히 유리하다. 실리콘밸리에는 경쟁사들뿐 아니라 각종 첨단기술·정보·인력·투자기관이 총집결해 있기 때문이다. 국내는 규제도 많다. 이 때문에 국내 기술 인력들은 최근 북미에서 창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로보틱스 기업인 베어로보틱스나 팬텀AI와 같은 스타트업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해외에 있는 유망 기업들의 지분은 대부분 해외 기관 몫이 됐다. 베어로보틱스만 봐도 올 초 일본의 소프트뱅크에 투자를 받으며 일본계 기관이 주요주주로 올라섰다. 한 VC 관계자는 “한국인이 창업한 실리콘밸리 내 기업에 투자하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할 수 없었다”며 “대신 외국계 VC들이 투자를 진행해 지분 대부분을 해외 계열 투자기관이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실리콘밸리에 있지만 한국인이 창업한 덕분에 한국과 많이 협력한다. 실제 팬텀AI는 세종시에 한국 지사를 출범하며 한국 지방자치단체와 많이 협력하고 있다. 베어로보틱스 역시 국내 대형 백화점에 서빙 로봇을 설치하는 등 본사는 미국에 있되 사업은 국내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한국 기술진들은 경쟁력 확보 때문에 미국·유럽에서 창업할 뿐”이라며 “언제든지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거나 한국 시장을 최우선순위에 두지만 투자 규제 때문에 국내 VC들의 투자 대신 외국계 기관에 대부분 투자를 받을 수밖에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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