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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1주택자에 세금폭탄, 살고 싶은 곳 살 권리 박탈하는 것”[청론직설]

집값 올라 불로소득 논란 있지만 상속세로 환수하면 돼

세입자 최대 4년 거주, 다주택자 집 팔고 싶어도 못팔아

증세한다고 세금 더 안걷혀...조세전가로 약자 더 고통

경제 어려울수록 감세해야 투자·임금·배당 늘어 선순환

홍기용 인천대 교수가 5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집값이 오른다고 소득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며 “1주택자에게도 세금을 과도하게 물린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이호재기자




홍기용 인천대 교수가 5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집값이 오른다고 소득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며 “1주택자에게도 세금을 과도하게 물린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이호재기자


종합부동산세법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세법들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제 주택을 취득(취득세)하고 보유(재산세·종합부동산세)하고 처분(양도소득세)하는 모든 단계에서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세법의 통과로 투기가 사라지고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인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동산 증세법의 국회 통과에 대해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주택 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주택을 공급하면 된다”며 “여당이 주택 정책 대신 조세 정책을 쓴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부동산 세법 개정의 가장 큰 잘못으로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금 인상을 꼽았다. 그는 “1주택자에 대해서도 미실현소득 과세에 해당하는 보유세를 지나치게 올렸다”며 “이는 국민이 자기가 살고 싶은 곳에 살 권리를 국가가 박탈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5일 홍 교수를 만나 개정된 부동산 세법의 문제점과 문재인 정부의 조세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부동산 세법들이 국회를 통과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가 초점인데 맞는 방향인가.

△방향은 맞다. 구체적 방법론이 문제다. 다주택자는 주택을 사들일 당시 세금이 이렇게 무거워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번 법 개정으로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문제가 생겼다. 한마디로 이럴 줄 알았으면 다주택자는 과거에 주택을 여러 채 사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부동산 세법의 입법 목적은 다주택자 해소인데 결과적으로 입법 목적은 충족하지 못한 채 개인의 재산만 강탈하는 셈이 된 것 같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무슨 문제가 있나.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세를 많이 올리면서 중과 유예기간을 1년 이내로 짧게 준 점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은 내년 5월 말까지다.)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주택을 팔려면 세입자가 나가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임대차 3법이 개정돼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주장할 수 있다. 이미 2년간 거주가 보장된 상태에서 추가로 2년을 더 거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1년 내 실거주자를 구하지 못하면 최대 4년간 주택 처분이 불가능해졌다. 결국 집을 팔지 못한 채 고율의 보유세를 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다주택자는 주택을 팔지도 못하면서 중과세를 피할 수도 없게 됐으니 재산 강탈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될까.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을 4년으로 늘려줘야 한다. 종부세법 개정으로 주택을 3채 이상 가졌거나 조정대상지역에서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은 최대 6%까지 오른다. 보유세도 이런 식으로 급격하게 마구 올리면 안 된다. 시간을 두고 조금씩 올리는 게 맞다.

-1주택자의 세금도 많이 올라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이번 부동산세법 개정의 가장 큰 문제다.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는 바람에 종부세와 재산세가 자동으로 인상됐다. 종부세는 세율도 올랐다. 1주택자에 대해서는 단지 주택가격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면 안 되며 특별 배려를 해야 한다고 헌법재판소가 이미 2008년 결정한 바 있다. 헌재는 당시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의 증가분은 명목상·계산상일 뿐이지 실질적 조세 지불 능력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집값 상승분을 매년 그대로 반영해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주택 처분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정된 부동산 세법을 적용하면 집값 상승분을 반영해 세금을 올리고 거기에 종부세율 인상까지 더하게 된다.

-대안이 있는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978년 재산세가 많이 올라 폭동 수준으로 난리가 났다. 화가 난 주민들이 주법을 바꿔 재산세율을 1% 이내로 고정했다. 과세표준은 취득 시점의 취득가격을 기준으로 하되 취득 시점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율과 2% 가운데 낮은 값을 적용해 올리도록 했다. 주택을 취득할 때 납세자의 조세부담 능력을 고려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도 물가상승률과 2.5% 이내에서 낮은 값을 적용해 과세표준을 올리도록 하면 된다. 전월세 상한제가 도입돼 2년간 5%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돼 있으니 똑같이 과세표준도 1년에 2.5%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

-주택을 보유하는 기간 중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불로소득’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주택자는 어차피 죽을 때 상속세를 낸다. 보유 기간에 주택 가격이 얼마나 오르는지 상관없이 정해진 상속세를 내도록 하면 된다. 국민은 어디든 자기가 살고 싶은 곳에서 살아야 한다. 자기가 집값을 올린 것도 아닌데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중과해 원하지 않는 곳으로 쫓아내서는 안 된다.

-다른 문제는 뭐가 있나.



△기획재정부는 2008년 종부세 최고세율을 4%에서 1%로 내리는 ‘종부세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세율(4%)이 담세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세 부담으로 지속 불가능한 세제’라고 지적했다. ‘20년 이상 과세하면 재산의 원본을 잠식하는 징벌적 성격이므로 1%로 조정한다’는 표현도 했다. 4% 세율을 지속 불가능한 세제라고 한 기재부가 지금 최고세율이 6%로 오른 것을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 주택시장 안정이 아무리 필요하더라도 세율을 점진적으로 올려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지켜줄 필요가 있다. 1주택자에 대한 최고세율인 3%도 원본 잠식 수준이다. 2008년 당시 기재부는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이 3%가 되면 원본 잠식 수준이라며 1%로 낮춰야 한다고 했다.

-집값 안정을 위해 조세 정책을 쓰는 게 바람직한가.

△부동산은 거래 대상이 되는 재화의 일종이라는 점에서 주택 정책은 수요와 공급에 의한 시장경제에 기반을 둬야 한다. 세금이라는 단일 정책 수단으로는 시장경제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금이 집값을 잡기 위한 핵심적 정책 수단이 되면 시장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 세금은 부수적이며 제한적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그러잖아도 좋지 않던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할 일이 많은 정부가 증세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세계 각국을 보면 정부 지출을 늘리는 나라는 있어도 세금을 올리는 나라는 없다. 미국만 봐도 기업이건 개인이건 세금을 깎아준다. 코로나19 탓에 세금이 걷히지 않는데 무슨 수로 증세하나. 우리나라는 이미 2017년부터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렸다. 글로벌 추세에 역행해 우리만 거꾸로 가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이럴 때는 감세해야 하는가.

△세금을 내리면 선순환이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여력이 생긴다. 세금을 적게 내 이익이 많아지면 근로자는 임금을 올려받을 수 있고 주주는 배당을 더 가져갈 수 있다. 국가는 국민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세금을 걷지만 근본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국가가 세금을 걷어 쓰는 것보다 민간이 쓰도록 하는 게 훨씬 낫다. 이제껏 세금을 많이 걷어서 경제가 잘된 나라는 별로 없다. 경제가 잘되는 나라일수록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정부가 최근 확정한 2020 세법 개정안을 보면 ‘부자 증세’가 특징이다. 당장 소득세 최고세율이 42%에서 45%로 올라간다. 정부는 고소득자와 대기업의 세 부담이 1조8,76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소득세율을 올린 것은 잘못이다. 대상자는 1만6,000명 정도 된다. 이 가운데 양도세 대상자가 5,000명, 고소득 근로자가 2,700명, 나머지가 배당소득자·개인사업자 등이다. 이들은 세금을 더 내는 만큼 다른 데서 충당하려고 할 것이다. 조세 전가다. 이들은 원천소득을 자기가 결정할 수 있다. 연 10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근로자는 대개 회사의 고위 임원이다. 이들은 주주총회에서 임원급여 한도를 올릴 것이다. 배당소득자는 배당을 올릴 것이다. 임원급여와 배당이 오르면 기업은 그만큼을 다른 데서 충당해야 한다.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부품 가격을 낮추거나 임금을 깎는 등의 방법으로 다시 전가한다. 결국 이 부담은 어려운 사람에게 돌아간다. 이렇게 조세 전가가 가능하니까 최고세율 부과 대상자는 세금을 올려도 조세 저항을 하지 않는다. 정부가 부자 증세를 선호하는 이유다.

-2023년부터 상장주식 거래로 거둔 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개인 투자자에도 부과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대전제는 맞다. 문제는 시기다. 국내 주식투자자는 600만명 정도이며 이 가운데 양도차익이 5,000만원을 넘는 과세 대상자는 15만명가량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회사를 키워 상장시킨 벤처기업가들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주식 부자들에게 세금을 걷으니까 좋겠지만 벤처 기업을 육성하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해야 할 상황에서 기업가의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한기석 논설위원 hanks@sedaily.com



1960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한국은행 행원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회계와 세무를 전공해 1995년부터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0년 한국납세자연합회, 2011년 한국복지경영학회, 2014년 한국감사인연합회 및 2015년 한국세무학회에서 각각 회장을 지냈다. 2016년 인천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전국국공립대 경영대학장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2020년에 다시 국내 유일의 사단법인 납세자단체인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을 맡아 납세자 권익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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