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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통일·외교·안보
"文대통령, 국민 총살 알고도 '종전선언'" 국민의힘 주장…김종인 "참으로 무책임"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회 한기호 위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박진 위원장. /연합뉴스




지난 21일 서해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을 항해 중인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40대 남성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24일 해당 공무원이 북한 상부지시로 총격을 받았고, 이후 방화복을 입은 북한 군인이 시신에 접근해 해상에서 기름을 부은 뒤 불에 태웠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상황이 종료된 시점인 23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하고, 청와대에선 신임 군 수뇌부에 ‘평화’를 강조하는 행보를 보여 적절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만일 군이 문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것이라면 ‘부실 보고’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이날 국민의힘 외교안보특위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의해 우리 국민이 총살 당한 사실을 보고받고도 남북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 장성 출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21일 12시51분에 (실종 사실이) 신고됐고 언론 보도를 보면 20여척이 동원돼 수색했다고 한다”며 “(그런데 정부는) 국민에게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 군 감시 장비로 당시 우리 국민이 총격 받는 장면 등이 포착됐을 것이고, 그런 중요한 사건은 당연히 청와대에 즉각 보고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사실을 알고도 종전선언 관련 내용을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해 (실종 사실을) 은폐한 정황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영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문 대통령은 공무원이 실종된 지 이틀째인 23일 화상으로 진행된 75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이라는 단어를 세 차례 언급하며 국제사회에 종전선언의 당위성을 설득한 바 있다. 이후 신임 합참의장 등 군 장성들에 대한 진급 및 보직 신고식 자리에서는 “강한 국방력의 목표는, 전쟁의 시기는 당연히 이기는 것이고, 평화의 시기는 평화를 지켜내고 평화를 더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평화의 시대는 일직선으로 나 있는 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통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아이가 둘 있는 40대 가장이 어떤 연유로 혼자 어업지도선을 타고 월북했다고 단정하는 것인지 국민적 의혹은 커져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21일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피살됐다는 사실이 23일 대통령의 유엔 연설 이후에 알려졌다는 점도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며 “정부가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 제안이라는 이벤트에 국민의 생명을 뒷전에 밀어 놓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21일 NLL 인근 해사에서 실종됐던 공무원이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하고 아무 동의 없이 화장까지 된 것으로 보도됐다”며 “국민이 피살당한 중대 사건임에도 정부가 이렇게 깜깜히 모를 수 있는지 답답한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은 달라진 게 없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도 종전선언을 운운했다”며 “참으로 무책임하다 느낄 수밖에 없다. 이상주의에서 벗어나 남북관계의 현실을 지켜보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관계 진전도 이룰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24일 더불어민주당 국회 당대표실을 방문, 이낙연 대표 등에게 북한 해역에서 발생한 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연합뉴스는 전날 복수의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해양수산부 산하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의 어업지도선 1등 항해사 A씨가 지난 21일 어업지도선을 타고 업무 수행중 해상을 표류하다가 실종됐다고 전했다.

실종된 40대 남성 공무원은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총격의 정확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북측은 이 공무원의 시신을 수습한 뒤 화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북측 경계병이 외국으로부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접경지역 방역 지침에 따라 A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화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북측이 A씨를 화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측 고위급 인사가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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