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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종전선언이 국민 피살 재발 방지보다 더 중요한가
정부와 여당이 북한군의 우리 국민 총살 사건에는 아랑곳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 성사를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미국을 방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7일 특파원들과 만나 “당연히 미국 측과 종전선언도 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결의안과 북한 개별관광 허용 촉구결의안 상정을 강행했다. 야당 의원들은 “결의안 처리는 국민의 분노를 망각하는 것”이라며 반대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종전선언을 추진할 적기”라고 주장했다. 미국 국무장관과 중국 외교부장의 한국 방문 일정에 대해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대선 직전에 한반도 종전선언 깜짝 이벤트가 추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는 ‘북한 비핵화’라는 전제조건이 없다. 과거의 선(先) 비핵화 조치 입장과 달리 선 종전선언으로 비핵화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내용이다.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는 거리가 먼 종전선언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 더구나 우리 국민이 북한군의 총에 맞아 피살된 직후에 추진할 일은 아니다. 지금 서둘러야 할 일은 국민 피살 사건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이다.

문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 처음 보고받은 후 입장 발표 때까지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또 김정은 정권이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공무원이 피살된 지 6일 만인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로서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어 “사실관계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했지만 재발 방지가 말로만 그쳐선 안 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반색하는 행태를 보이는 한 유사 사건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지금은 북측에 미소를 지을 때가 아니라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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