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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만파식적] 美 국방수권법




미국 상원이 2011년 12월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전 세계 기업ㆍ금융회사에 대해 미국 금융회사와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이란 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도입 원유의 10%가량을 이란에 의존해온 우리나라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는 원유 대체 수입국을 물색하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는 동시에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 금융 제재 직전 다행히 예외 적용 국가로 인정받았다. 자칫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었던 이 법안의 이름은 ‘국방수권법’이다.

1961년 제정된 국방수권법은 미국의 국방 정책과 예산을 총괄적으로 다룬다. 매년 미국이 당면한 국가 안보 문제와 국방 정책을 명시하고 그에 따라 예산을 책정하는 1년 유효 기간의 한시법이다. 2012년 말 미 의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에는 북한 관련 조항이 대거 포함됐다. 당시 북한은 이미 두 차례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 발사 도발을 이어가고 있었다. 법안은 북한 핵 개발과 관련해 미군의 방어 능력이 충분한지, 전술 핵 재배치의 전략적 가치가 있는지 등 미군의 대비 태세에 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북한의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대비해 새로운 미사일 방어 기지 건설이 필요한지 검토하라는 조항도 들어갔다.



내년에 적용될 국방수권법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주한미군 감축 여부다. 미 의회는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의 2만 8,500명 미만으로 줄이지 못하게 하는 내용 등을 담은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맹비난했다. 그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주장하면서 주한미군 감축·철수 카드로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주둔 미군을 줄이겠다며 끝내 거부권까지 행사했지만 미 하원에 이어 상원마저 1일 법안을 재통과시킴에 따라 일단 주한미군 감축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은 ‘동맹 강화’를 주장해왔지만 한미 관계가 늘 순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국방수권법에서 보듯 미국이 만든 법안 하나가 우리의 경제·안보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한미 동맹에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더욱 세심하고 지혜로운 외교를 펼쳐야 할 때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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