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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만파식적]알라모 전투




미국은 건국 초기 ‘고 웨스트(go west)’를 외치며 서부 개척에 나섰다. 땅은 컸지만 땅을 차지하려는 인간의 탐욕이 더 컸는지 어느새 개척할 땅이 부족해졌다. 그런 미국인의 눈에 멕시코 땅인 텍사스주가 들어온 것은 1800년대였다. 미국 이주민들이 속속 텍사스주에 정착해 어느덧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멕시코는 이들에게 노예제 금지를 정착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이주민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들이 원한 것은 노예 농장이었기 때문이다. 갈등은 커져 이주민들이 독립국을 선포하려 하자 멕시코는 텍사스주가 미국에 넘어갈 것을 염려해 진압에 나섰다. 1836년 멕시코 대통령이었던 산타안나 장군이 직접 6,000여 명의 군을 이끌고 군사 거점인 알라모 요새를 공격했을 때 이곳을 지키고 있던 이주민 독립군 숫자는 180여 명에 불과했다. 원래 독립군 지휘부는 알라모를 포기했으나 일부가 죽음으로 요새를 지키겠다며 버텼다. 13일간의 전투가 끝나고 독립군은 전멸했다. 미국은 그 뒤 1845년 텍사스주 합병을 시도했다. 멕시코가 이를 인정하지 않아 1846년 미국·멕시코 전쟁이 벌어졌다. 전쟁은 미국의 일방적인 우세 속에 3년 만에 끝났고 그 결과 텍사스주가 미국에 편입됐다. 이어 멕시코 영토였던 캘리포니아·유타·네바다주 전체와 뉴멕시코·애리조나주 대부분이 헐값에 미국에 넘어갔다. 알라모 전투는 이후 미국의 영웅 신화로 거듭났다. 미국은 자유를 위한 희생이라며 알라모 전투 영웅을 치켜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임기를 불과 8일 앞둔 12일 알라모를 찾는다. 그의 방문은 자신의 반(反)이민 정책 업적을 부각하는 한편 탄핵 위기를 맞아 알라모 요새의 영웅처럼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트럼프에 대한 탄핵 소추안에는 그가 의회 난입 사태를 부추겨 민주주의를 위협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선거 결과는 국민의 뜻이다. 민주 국가에서 최고 지도자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뜻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선동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고 결과에 승복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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