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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쿠팡 효과’에 달아오른 이베이 인수전···주요 후보군 뜯어보니[백주원의 리셀]
/이미지투데이




“몸값이 5조 원인데 이베이코리아가 어떻게 팔려요. 그 금액을 주고 사겠다는 곳이 과연 있을까요?”

불과 한 달 전 만에도 유통 업계에서는 ‘몸값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그저 해프닝에 그칠 거라는 게 중론이었습니다. 하지만 딱 한 달 만에 판이 바뀌었습니다. 이르면 오는 11일 뉴욕 증시 상장이 예상되는 쿠팡의 몸값이 무려 ‘55조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의 연간 거래액은 20조 원으로, 쿠팡의 21조 7,485억 원과 비교해 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아직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한 쿠팡과 달리 이베이코리아는 16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현재 수치만을 놓고 볼 때 이베이코리아의 몸값 ‘5조 원’은 보는 시각에 따라 ‘합리적’이라는 것을 넘어 ‘싸다’고 여겨질 수도 있는 상황이 돼버렸죠.

여기에 쿠팡이 상장 후 최소 4조 원 이상의 공모 자금을 들여와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자 업계는 더욱 분주해졌습니다. 쿠팡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전에 결판을 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네이버쇼핑이나 쿠팡과 맞먹는 거래액을 기록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일 겁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035720), 신세계(004170) 그룹, MBK 파트너스, 칼라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신세계·MBK파트너스의 ‘3파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들 세 기업에게 이베이코리아가 어떤 점에서 매력적인지, 어디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를 조금 살펴봤습니다.

카카오,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상위권 도전?


김범수(오른쪽) 카카오 의장과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사진 제공=카카오


업계에서는 가장 강력한 후보로 카카오를 꼽습니다. 카카오커머스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64%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3~5조 원대로 쿠팡이나 네이버쇼핑 등과 비교해 많이 차이가 납니다. 또 2019년 론칭한 2인 공동구매 ‘톡딜’을 중심으로 한 ‘톡스토어’에 입점한 스토어 수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72% 많아지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선물하기’에서의 거래액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카오커머스에게는 ‘선물하기용’이라는한계를 넘어야 한다는 과제가 있죠.

인수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은 2조6,871억 원이고, 여기에 2.8% 정도의 자사주(1조2,000억 원)를 처분한다고 가정하면 당장 약 3조9,000억 원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또 카카오가 다양한 인수합병(M&A)으로 기업 규모를 키워온 역사도 인수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이밖에 아직 ‘송금’ 중심인 카카오페이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기 위해서도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꽤 매력적입니다. 경쟁자로 꼽히는 네이버페이가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단기간에 급성장한 배경에는 네이버쇼핑과 멤버십의 공이 컸기 때문이죠. 만약 300만 명에 이르는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 클럽’ 회원들이 카카오페이를 활용한 새로운 멤버십으로 묶일 수 있다면 카카오페이 결제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겁니다.

MBK파트너스, 홈플러스와 온·오프라인 시너지 노릴까




홈플러스 강서 본사 전경/사진제공=홈플러스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유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 4일 “지난해 온라인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며 “올해는 ‘올라인(Online+Offline)’ 강자로 거듭나 내년에는 1조8,000억 원, 2023년에는 2조4,000억 원의 온라인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프라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온라인 경쟁력도 확보하겠다는 겁니다.

홈플러스에게는 이미 전국 35개 도시에 253개의 직영점이 있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1시간 내 온라인 즉시 배송 서비스 등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마련돼 있죠. 하지만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온라인 플랫폼은 아직 없습니다.

홈플러스가 이미 이베이코리아의 옥션과 G마켓에서 ‘홈플러스 당일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주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전개하면서 이베이코리아의 플랫폼 경쟁력이 어느 정도일지 확인했을 가능성이 있는 거죠.

또 최근 홈플러스는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이용 약관을 개정하며 ‘통신판매중개업’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지난달에는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마이홈플러스’를 오픈마켓 형태로 전환하기 위해 큐레이션을 강화하고, 네이버페이를 탑재하는 방향으로 리뉴얼도 했죠. 만약 국내 최대 오픈마켓 사업자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홈플러스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경쟁력을 확보해 단번에 업계 톱 3에 오를 수 있습니다.

오픈마켓 진출 꿈꾼 신세계 ‘SSG닷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21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신세계그룹


기존 유통 대기업 중에서는 신세계그룹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됩니다. 지난해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은 전년대비 37% 성장한 2조9,236억 원의 거래액을 달성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선식품 새벽 배송과 명품의 매출 비중이 높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규 이용자 유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죠.

또 SSG닷컴 역시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오픈마켓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SSG닷컴은 최영준 티몬 부사장을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하고, 김일선 쿠팡 푸드 관련 상품기획자(MD)와 이미연 이베이코리아 HR(인사) 업무 담당자를 각각 라이프스타일 담당(상무)과 인사 담당(상무)으로 채용하는 등 오픈마켓 출신의 외부 임원 수혈에 나섰죠. 오픈마켓 전환을 앞두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지난해 말로 계획됐던 오픈마켓 진출 일정은 지금까지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이미 거대 오픈마켓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SSG닷컴 경쟁력 강화와 오픈마켓 진출 속도 측면에서 꽤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은 오는 16일 열릴 예정입니다. 이날 카카오, MBK파트너스, 신세계 등이 모두 참여할지 아닐지, 혹은 예상치 못한 새로운 후보가 등장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 과연 누가 될 것 같으신가요?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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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산업부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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