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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현정택의 세상보기] 경제정책 바꿀 의지가 있는가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기업 투자의욕 꺾는 입법 멈추고

정부 주도서 민간이 뛰는 경제로

탈원전 등 기존정책 방향 바꿔야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전 청와대 정책수석




재보궐선거 직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6%가 국정 운영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 중요한 축이 경제정책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후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여 낮은 자세와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고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 등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결과를 수용하는 담담한 표현 같지만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게 숨은 뜻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표를 수용하면서도 그가 수립한 부동산 공급 대책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며 일을 계속하게 했다. 15일에는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는데 여기에는 변 장관을 비롯해 곧 있을 개각에서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수 경제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다.

혼란스럽다. 부동산 정책을 포함해 정부가 지금까지 해온 경제정책이 옳다고 여긴다면 임기도 얼마 안 남은 이 시점에 굳이 경제팀을 교체할 필요 없이 유임해야 맞다. 경제정책을 수정하겠다는 의지라면 개각으로 들어설 새로운 팀과 논의해 정책을 수립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사람을 바꿔도 정책을 놓아두면 소용없다. 이호승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한 브리핑의 요지는 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취업자 수치가 플러스로 돌아선다는 내용이었다. 부동산 정책이 실패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말도 했다.



진정 국민의 뜻을 헤아린다면 정부 정책에 대해 진솔하게 반성해야 한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코로나19 이전에도 경제에 큰 충격을 줬고 규제 일변도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과 전셋값을 함께 올렸다. 공약이라는 이유로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기업 활동을 묶는 입법을 양산해 기업 부담을 가중했다.

경제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 그 출발점은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이 뛰게 하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변 장관이 사표를 내게 만든 건 그가 근무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공공이 독점 주도하는 개발 사업 방식이 원인을 제공했다.

정부가 제시하는 취업자 통계 숫자가 늘어도 경제가 좋아지지 않는 이유는 재정을 쏟아 만든 단기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2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고 하는데 일자리는 기업의 투자로 만들어진다. 정부와 여당은 지금도 기업 투자 의욕을 꺾는 입법을 추진 중이다. 이를 멈춰야 한다. 일례가 한 달 일해도 퇴직금을 주도록 하는 법안과 인건비 산정 기준 및 세부 내용을 명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다. 나아가 고용과 임금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노사관계법을 개정해야 한다. 빅데이터·자율주행·생명공학·원격의료 등 신산업을 위한 혁신 입법도 시간을 끌고만 있을 게 아니라 우리 기업이 다른 나라보다 먼저 움직일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가 기존 정책을 바꿀 의지를 바로 보여주는 방법은 ‘탈원전’의 재고다. 이 정부의 상징적 정책이 되다시피 한 탈원전은 에너지 전문가도, 기후변화 전문가도 모두 문제가 많다는 점을 잘 안다. 한국전력공사에서 만드는 전기를 사용하는 국민도 무리한 정책으로 인해 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무엇보다 우리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탄소 중립 실현이 불가능하다.

최근 청와대 정책실장이 경제 단체 등을 차례로 방문하고 대통령이 기업인을 청와대 회의에 부르는 등 소통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결과가 정부의 정책으로 나타나야 신뢰가 생길 것이다.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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