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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만파식적] 량멍쑹




지난해 12월 16일 중국의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SMIC의 주가가 장중 10%나 폭락했다. 실적 악화도 아닌데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진 것은 SMIC의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량멍쑹 공동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설 때문이었다. 중국 반도체 산업에서 량 CEO의 위상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1952년 대만에서 태어난 량멍쑹은 국립성공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 UC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반도체 업체 AMD에서 메모리 개발 업무를 맡다가 고국으로 돌아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엔지니어 겸 R&D 임원으로 일했다. 량멍쑹은 TSMC에서 17년 동안 독보적 기술력을 유지하면서 이 회사를 파운드리 최고봉으로 이끈다. 개인적으로도 반도체 특허 450건을 보유하고 기술 논문 350여 편을 발표해 ‘천재 연구원’으로 평가 받았다. TSMC를 나와 잠시 대학 교수로 재직한 량멍쑹은 2011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에 영입돼 삼성의 기술력 향상에 공로를 세운다. 2017년 SMIC로 옮긴 뒤에는 후진적 공정을 획기적으로 첨단화한다. SMIC는 28나노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량멍쑹은 합류 즉시 문제를 푼 뒤 20나노를 건너뛰고 14나노 양산에 들어가는 기염을 토한다.



승승장구하던 량멍쑹은 지난해 말 심각하게 거취를 고민했다. SMIC가 량멍쑹과 TSMC에서 같이 일할 때 껄끄러운 사이로 알려진 장상이를 부회장에 영입했기 때문이다. 장상이를 자신보다 높은 자리에 앉히자 사표를 던졌다는 소문이 퍼졌다. 시장에서는 량멍쑹이 그만둘 경우 SMIC의 기술적 타격을 걱정했는데 그는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다.

SMIC가 최근 량멍쑹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40만 주와 연봉 4배 인상과 함께 40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4,000명에게도 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술적 난관에 봉착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제재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인재를 지키기 위해 파격 대우를 한 것이다. 우리는 핵심 인재들의 해외 이탈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인력 양성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반도체 강국의 지위를 지킬 수 있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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