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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우방국에 안보 핵심 자원 넘겨···北이 韓 전력망 '인질' 삼을 수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中·러서 원전 3기분 전력 수입 검토

'동북아 그리드'로 보완한다지만

지정학 조건 고려안해 리스크 커

개성공단에 전기를 보내는 경기 문산변전소 송전탑의 모습 /서울경제DB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 1·2안에 ‘동북아 그리드(Grid·전력망)’를 포함해 발표했다. 구체적인 국가명까지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과 러시아에 송전망을 설치해 국내로 전력을 끌어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확보하는 전력량이 오는 2050년 33.1TWh에 이른다. 이는 1.4GW급 원전 3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내 전력 소비량의 2.7%를 수입산 전기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인다는 가정하에서는 이 같은 그리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환경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해 전력 수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보조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은 인접 국가들과 ‘슈퍼 그리드’를 구축해 상시적으로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7년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중국·러시아 등에 ‘동북아 그리드’ 구축을 제안한 바 있다.



문제는 독일 등 유럽 국가와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조건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당장 중국·러시아로부터 전기를 끌어오려면 바다 위로 우회해 전력망을 깔지 않는 이상 북한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아야 한다. 자칫 전력망이 북한의 ‘인질’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은 뚜렷한 이유를 대지 않고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력도 있다. 조하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북한의 송전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이용료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될뿐더러 국내 기업들이 낙후된 송전망을 새로 깔아야 하는 부담까지 안아야 한다”며 “동북아 그리드에서 대북 리스크가 거의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를 별도로 본다고 하더라도 중국이나 러시아에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를 맡겨도 좋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통적 우방도 아닌 양 국가에 안보의 핵심 자원을 넘겼다가 향후 더 큰 부담을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제시한 탄소 중립 세 가지 안 중 3안에는 동북아 그리드를 제외했지만 이 경우 재생에너지 등 다른 에너지원(源)에 걸리는 부하가 더 커지기 때문에 오는 10월에 마련되는 최종안에는 어떤 식으로든 그리드 추진 계획이 담기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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