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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문화
침묵 대신 진실로...600년전 그녀, 야만의 시대 맞서다

20일 개봉 영화 '라스트 듀얼'

할리우드 거장 리들리 스콧 연출

맷 데이먼·벤 애플렉 각본·출연

중세 佛 '결투 재판' 실화 영화화

한 여성의 목숨 건 진실찾기 다뤄

영화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스틸컷./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하나의 사건을 두고 자신의 말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두 남자가 있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왕 앞에서조차 팽팽하게 맞서던 두 남자는 결국 신의 이름으로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이기로 한다. 한 여자가 이들의 싸움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지켜본다. 마음으로는 자신도 무기를 들고 결투장 안으로 뛰어들고 싶지만 여자에겐 그런 선택이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 과연 누가 살아 남을까. 살아 남게 되는 이가 진실하긴 한 걸까. 혹시 진짜 진실이 따로 있는 게 아닐까. 혼란과 야만의 시대, 14세기 어느 겨울 프랑스 파리에서 실제 벌어졌던 ‘결투 재판’을 다룬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의 첫 장면이다.

영화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스틸컷./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리들리 스콧 감독의 최신작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가 오는 20일 개봉한다. 주요 등장인물은 장 드 카루주(맷 데이먼)와 자크 르 그리(애덤 드라이버), 마르그리트 카루주(조디 코머), 피에르 달랑송(벤 애플렉) 등이다. 거장의 연출도 인상적이지만 각본을 맡은 이들의 이름도 눈에 확 띈다. 1997년 함께 각본을 쓰고 같이 출연했던 ‘굿 윌 헌팅’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공동 수상했던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원작은 2004년 출간된 에릭 제이거의 책 ‘최후의 결투: 중세 프랑스의 범죄, 스캔들, 결투 재판에 관한 실화’다. 결투 재판은 중세 유럽에서 증인이나 증거가 부족한 민사 사건 해결책으로써 두 당사자가 결투를 벌이게 한 후 승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던 방식으로, 마지막 결투 재판의 주인공은 1386년 장 드 카루주와 자크 르 그리였다. 장은 노르망디 지역의 존경 받는 기사이자 귀족 혈통으로 여러 전장을 누빈 인물이다. 자크는 장의 친구로, 뛰어난 화술 덕에 피에르 달랑송 백작의 눈에 들어 장보다 더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된다. 반면 장은 자아도취적이고 무모한 성격 탓에 백작의 눈 밖으로 서서히 밀려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까지 처한다. 자크의 승승장구에 불편한 기색이 커지던 장은 지참금을 가져오는 마르그리트와의 혼인으로 반전의 기회를 다시 잡는다. 하지만 장은 전장에서 돌아온 어느 날, 마르그리트가 자크에게 능욕 당했음을 알게 된다. 당시 다른 여성들과 달리 마르그리트가 침묵 대신 진실을 택했기 때문이다. 평판을 잃는 수준을 넘어 남편에게 명예 살인을 당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진실을 밝힌 마르그리트의 용기는 당시로선 상상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결국 사건은 결투 재판에 이르게 된다.



영화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스틸컷./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처럼 생생한 역사 속 실화는 데이먼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사건의 영화화 가능성을 알아본 데이먼은 ‘마션’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스콧 감독을 장대하면서 섬세한 연출의 적임자로 떠올렸고 각본은 직접 맡기로 했다. 대신 영화 속 핵심 사건을 여러 인물의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애플렉은 물론 여성 각본가 니콜 홀로프세너에게 공동 각본 작업을 요청했다.

각본을 맡은 세 사람은 같은 사건을 놓고 장과 자크, 마르그리트의 시선을 각각 조심히 따라간다. 세 인물의 기억은 예상대로 모두 다르다. 특히 중세 시대 높은 지위에 있었던 두 남자는 굉장히 자기 편의주의적으로 사건을 해석하고 기억한다. 피해자인 마르그리트 입장에선 두 남자의 기억 모두 기가 막힐 뿐이다. 마르그리트는 두 남자의 왜곡된 기억 뿐 아니라 당대의 지독한 성 차별에 두 번 세 번 무너진다. 영화는 그렇게 마르그리트의 눈물과 절규, 외로움과 용기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다. 잔인하고 불편한 장면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객이 느끼게 되는 잔인함과 불편함은 600여 년 전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가 진실을 알리기 위해 처절하게 맞서 싸우고 있는 고통 임을 영화는 152분의 긴 시간에 걸쳐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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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부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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