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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이대로 가면 '사분오열'... 대선주자 한마디에 숨죽인 기재부

이재명 "기재부, 너무 오만하고 강압적"

해묵은 갈등에 관료들도 조직 해체될까 '불안'

정부세종청사 내부 모습 /서울경제DB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가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가 술렁이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조직 전체가 다시 한 번 수술대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기재부는 MB 정부 때인 지난 2008년 옛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합쳐 설립돼 13년째 현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일부 부처들은 기재부 해체를 본부 조직 확대로 연결하는 기회로 만들기 위해 일종의 대응 논리 마련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가에서 기재부 해체설이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는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기재부의 ‘갈등’ 때문이다. 이 지사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두고 “그분이 경제 현실을 너무 몰라 참 안타깝다”(10월 종로 자영업자 간담회)거나 “기재부가 너무 오만하고 강압적이다. 따뜻한 안방에서 지내다 보니 북풍 한설이 부는 들판을 알지 못한다”(9월 마포 공약 간담회)고 수시로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홍 부총리는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게 주변 관료들의 전언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25일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돼 기재부를 해체한다면 개혁에 대한 선명성과 지지자들이 원했던 ‘사이다’식 행보를 동시에 보여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조직 개편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일 지사 퇴임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권 주자와 갈등을 떠나 기재부에 쏠린 과도한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최근 기재부의 세수 추계 및 공공기관 성과평가 오류도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아 생긴 잘못이라는 것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재부의 예산 기능을 재설계하고 정책기획기능은 미래 전략 조직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리에 따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전 정부와 차별성을 주는 차원에서 조직 재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관가의 전망이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다양한 해체 시나리오가 돌고 있다. 우선 큰 틀에서는 과거처럼 경제정책 수립 기능과 예산편성 기능을 분리해 각각 과거 재경부와 예산처로 분리하는 방안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이때 예산처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두거나 세입 업무를 맡는 세제실까지 통할하게 하면 지금보다도 훨씬 강력한 재정정책 추진이 가능해진다. 과거 예산처는 국무총리 소속이었다.

이어 기재부의 주요 국(局)들을 타 부처로 보내는 방안들도 함께 회자된다. 국제금융국을 금융위원회로 보내는 한편 정책조정국 업무를 국무조정실 밑으로 이관하고 공공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공공정책국을 감사원으로 보내는 방안 등이다. 모두 과도하게 집중됐다고 평가받는 기재부의 권한과 힘을 빼는 조치들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국제금융국 업무 이관은 기재부 조직원들에게 가장 뼈아픈 조치다. 국제금융국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주요 국제기구 관리 업무를 맡으면서 기재부 출신 관료들이 해외 파견 요직을 독차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기재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퇴직 후 재취업이 극도로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유학이나 해외 파견 자리까지 줄어들면 가뜩이나 업무 강도가 높은 기재부에 남아 있을 메리트가 거의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부처는 최근 외부 전문가들을 상대로 기능 및 조직 확대 방안을 위한 의견 수렴 과정에 착수하는 등 벌써부터 기재부 해체 이후 과정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수립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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