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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孫 체포영장 기각되자 구속영창 쳤다

공수처 언급 않다가 뒤늦게 시인

구속영장, 사전조사 없이 강행

기준 더 엄격 '예고된 실패' 지적

기각 땐 역풍…수사동력 잃을수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린 지난해 12월 10일 손준성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전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공수처의 수사력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체포영장보다 구속영장의 발부 요건이 더 까다롭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수처가 ‘예고된 실패’로 향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25일 “지난 20일 손 검사에 대한 체포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지만 법원은 ‘피의자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수사팀은 이전까지 손 검사의 출석 불응 상황을 감안할 때, 그가 마지막으로 약속한 10월 22일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체포영장 기각 후) 손 검사는 예상대로 당일 출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공수처는 이날 오후 2시 사전 구속영장 청구를 공개하면서 앞서 체포영장이 기각된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5시간도 안 돼 이를 시인했다. 손 검사 측 역시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청구한지조차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손 검사 측은 입장문에서 “피의자가 출석 불응 의사가 명확한 경우 일단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통상의 경우와는 달리 아무런 조사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주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공수처가 체포영장 청구를 건너뛰었다는 전제로 반발했다.

공수처는 구속영장을 청구한 배경에 대해 “이달 4일 처음 소환을 통보한 이후 계속된 조율 과정에서 손 검사 측이 보여준 일관된 불응 태도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체포영장 재청구를 통한 출석 담보 시도는 무의미하다고 봤다”며 “대신 사전 구속영장 청구를 통해 법관 앞에서 양측이 투명하게 소명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처리 방향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소환 조사도 없이 이례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체포영장이 기각된 내용이 드러나면서 공수처의 수사 역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체포영장도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한 마당에 3일 만에 더 촘촘한 조건을 요구하는 구속영장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자살골’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공수처의 속내는 조사에 응하지 않는 손 검사 내지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흠집 내기’로 해석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공수처가 청구한 체포영장을 기각한 것은 범죄 사실의 소명이 부족하거나 체포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며 “수사가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 엄격한 요건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피의자에 대한 ‘망신주기’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구속영장 청구 과정에서 공수처의 행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손 검사 측은 “이달 21일 선임된 변호인이 사건 파악이 이뤄지는 대로 11월 2일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공수처에 명시했다”며 “하지만 공수처 모 검사는 22일 대선 경선 일정이라는 정치적 고려와 강제 수사 운운하는 사실상의 겁박 문자를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보내왔다”며 문자를 공개했다.

문자에 이어 피의자·변호인 통보도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피의자 방어권 등 헌법상 기본권 행사마저 무시한 처사라는 게 손 검사 측 주장이다. 또 피의자 출석 불응 의사가 명확한 경우 일단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통상의 경우와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을 고려해 당장 출석을 종용한 것은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손 검사 측 변호인은 “공수처에 이미 수차례 알린 대로 변호인의 주거지 이사가 오늘이어서 대전에서 이사하던 중 오후 2시께 영장청구 사실을 처음 접하고, 바로 서울로 출발하며 공수처에 하루 연기요청을 했으나 공수처는 내일 출석하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었다”면서 “영장청구서 부본을 18시경에야 법원을 통해 확인하고, 조력을 위한 시간이 부족함을 재차 설명하며, 27일 출석협의 요청을 했으나, 이 역시 거절됐다”며 불쾌함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최대한 준비한 후 공수처의 입장에 따라 출석할 예정”이라며 “법원에서 성실히 소명하고, 본건 소환 과정 및 강제수사 절차의 위법성에 대해 설명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공수처가 손 검사에게 청구한 영장이 재차 법원에서 기각될 시 역풍은 물론 ‘정치적인 수사’라는 낙인이 찍혀 향후 수사 동력마저 잃을 수 있다. 반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시 공수처는 손 검사를 상대로 ‘윗선 개입 여부’를 집중 조사하는 한편 김 의원의 출석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 검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6일 오전 10시30분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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