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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별세]대북포용책으로 남북교류협력 물꼬 튼 선구자

남북기본합의서 등 교류협력기반 마련

美,전술핵 철수동의...북핵 위기 초래

유럽순방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89년 헬무트 콜 당시 서독 총리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0년 청와대에서 남북관계 특별담화를 통해 이산가족부터 남북을 자유왕래 할수 있도록 하자고 북한에 제의하는 TV 방송을 지켜보며 박수치며 환영하는 이북5도청직원들. /연합뉴스


남북관계에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북 포용정책의 선구자’로 인식된다. 노 전 대통령은 7·7 선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발표,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완화하고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은 1993년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 선언 등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하지 못한 채 미군의 전술핵만을 남한에서 철수함으로써 안보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는다.

탈(脫) 냉전이라는 국제정세의 급변 속에 1988년 2월 취임한 노 전 대통령은 새로운 세계질서에 맞는 대북정책을 추진했다. 그간 보수정권이 대북 강경책을 고수해온 것과 반대로 노 전 대통령은 대북 포용정책을 통해 ‘갈등과 반목’에서 ‘화해와 협력’이라는 남북관계의 대전환점을 마련했다. 그는 취임 첫해인 7월 7일 하계 올림픽 개최 등 높아진 국가적 위상을 바탕으로 남북한 교역 문호개방 등 6개항으로 구성된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7·7 선언으로 불리는 이 발표를 북한과의 직교역 및 이산가족 왕래, 외교적 상호협조 등 남북 교류 협력의 물꼬를 튼 중대사건으로 평가했다. 이듬해인 1989년 노 전 대통령은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특별연설을 통해 남북 간 상호 대화를 통한 신뢰구축을 내용으로 하는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제안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에 주력했다. 노 전 대통령이 1991년 11월 발표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남북관계에 또 다른 전환점이었다.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1991년 소련과의 ‘전략무기 감축 협정(START)’ 타결의 연장 선상에서 주한미군에 배치된 전술핵을 철수하자 노 전 대통령은 핵무기의 부재까지 선언했다. 이는 1992년 1월 남북 간 ‘한반도의 비핵화 관한 공동선언’으로 이어지며 평화 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했다.



고(故)노태우 전 대통령이 92년 청와대에서 김달현 당시 북한 부총리 겸 대외경제위원장을 접견,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노태우 전 대통령이 90년 제1차 남북 고위급회담을 위해 서울에 온 연형묵 총리 등 북한 대표 일행들과 강영훈 총리 등 남한 대표들과 청와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노력은 남한과 북한 정부 대표가 1991년 12월 남북 간 화해, 불가침, 교류협력을 규정한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하는 것으로 결실을 맺었다. 특히 노태우 정부가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기 위해 남북교역 및 북한주민 접촉을 합법화하는 남북교류협력법 및 남북협력기금법등을 제정해 이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남북교류협력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봄날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핵 개발 의혹이 불거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구체적이고 치밀한 전략 없이 대북 포용정책만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낙관론은 남한의 ‘비핵지대’라는 안보 공백을 초래했을 뿐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지 못했다. 북한은 핵 개발 의혹이 날로 심해지면서 국제원자력력기구(IAEA)가 제재를 본격 검토하는 시점인 1993년 3월 NPT 탈퇴를 선언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의 후임인 김영삼 대통령이 1993년 6월 “핵무기를 가진 상대와는 결코 악수할 수 없다”는 대북 강경 방침을 공식 발표하면서 남북관계는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이후 북한은 총 6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한 뒤 핵 보유국의 지위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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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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