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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임기내 종전선언 멀어지나···美 "시기·조건 시각 차이 있다"

■美, 첫 공식입장 발표

北 비핵화 의지 표명 않는데

논의 급물살 타는 상황 경계

韓은 "공감대 속 협의" 진화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종전 선언 추진에 외교 역량을 집중하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 간 종전 선언 구상의 순서·시기·조건에 대한 이견이 있음을 밝히며 제동을 걸었다. 특히 백악관이 ‘정확한 순서(precise sequence)’에 대한 시각차를 꼬집은 만큼 조 바이든 행정부는 종전 선언을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마중물로써는 활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일(현지 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이 대북 정책에 있어 종전 선언을 얼마나 진지하게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우리(한미)는 각 단계별로 정확한 순서·시기·조건에 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핵심적인 전략 구상, 그리고 외교를 통해서만 효과적인 진전을 이뤄낼 수 있고 외교는 억지력과 짝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에는 근본적으로 의견이 일치한다”며 최근 성사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두고 “매우 생산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관계자는 미국이 협의 중인 사항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시각차’를 언급한 데 대해 “한국과 미국은 종전 선언에 대해 긴밀하고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 중이며 큰 공감대 위에서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더 진전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종전 선언 재추진 의사를 피력한 후 외교부는 국제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서울에서 연달아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한미 간 ‘종전 선언 논의 진전’을 강조했고 13일에는 러시아를 직접 방문해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북핵수석대표에게 종전 선언 구상을 설명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이날 러시아를 방문해 한·러 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드러내지 않는 상황에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상황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앞서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는 18일 “종전 선언 문안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자신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회담 당시 종전 선언 합의문을 담은 초안이 만들어졌다고 폭로했다. 미국이 종전 선언을 비핵화 협상의 레버리지로 고려했으며 한미 정부가 종전 선언의 구체적인 순서·시기·조건을 논의할 기반이 되는 문건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리번 보좌관은 “다른 관점”을 언급하며 종전 선언 논의에 한 번 제동을 건 셈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설리번 보좌관이 굳이 ‘정확한 순서’를 언급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 과정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면 종전 선언을 논의할 수 있을지언정 무작정 종전 선언 제안을 북한과의 대화의 마중물로 활용하지는 않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어 “비핵화 의지가 없는 북한과 종전 선언 논의가 시작되면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되며 이는 현재 바이든 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이란과의 핵 협정 논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매우 꺼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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