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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때도 세월호 때도··· 해난 구조 현장엔 늘 그가 있었다

[대한민국 명장을 찾아서] 이청관 심해기술협회 이사장

잠수만 59년 '베테랑 중 베테랑'

서해훼리호·성수대교 붕괴 때는

인명 구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

수중 작업 중 조류에 휩쓸리기도

"모든 사고는 안일함이 부른 人災

해양 정책 수립땐 전문가 참여를"

대한민국 잠수 부문 명장인 이청관 한국심해기술협회 이사장이 경기 기흥 유타워 사무실에서 잠수 헬멧 ‘마크5’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해훼리호 침몰 때는 사비를 들여 달려갔다. 북한에 의해 폭침당한 천안함 인양 때도, 304명의 인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때도 현장을 지켰다. 대형 해난 사고가 일어난 현장에는 어김없이 잠수복을 들고 나타난 이. 이청관(80) 한국심해기술협회 이사장이다.

이 이사장은 해난 사고가 났을 때 안 달려간 곳이 없다. 지난 1963년 목포 앞바다에서 연호 여객선이 침몰해 사망한 140명의 사체를 인양할 때도, 1967년 가덕도에서 해군 군함과 충돌해 가라앉은 한일호 인양 작업 때도 잠수복을 입었다. 바다만이 아니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 때는 인명 구조를 위해 차가운 한강에 뛰어들었다.

“모든 해난 사고는 인재(人災)야. ‘사람을 많이 싣는다고 무슨 일 있겠어’ ‘날씨가 나빠도 설마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항상 사고를 부르지.”

29일 경기도 시흥 유타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하는 안일한 생각이 대형 참사를 부르는 주범이라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2001년 대한민국 잠수 명장 반열에 오른 이 이사장은 잠수와 잠수 자문 관련 경력만 59년에 달하는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바다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62년 해군 해난구조대(SSU) 9기로 차출되면서부터다. 이유는 간단했다. “신병 훈련소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이후 잠수는 천직이 됐다. 전역한 뒤 묵호항 수중 폭파 작업에 참여했고 1976년 호남정유(현 LG정유) 취직 후에는 ‘수중 검사관’으로 11년간 근무하면서 한 달에 7일을 바닷속에서 살았다. 퇴직하면서부터는 침몰선 인양 작업 같은 각종 수중 작업과 사고 현장을 돌아다니며 경험을 쌓았다.

대한민국 잠수 부문 명장인 이청관 한국심해기술협회 이사장이 경기 기흥 유타워 사무실에서 잠수 장비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의 잠수 인생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2014년 세월호 참사다. 당시 잠수사안전지원단 부단장으로 구조 작업에 참여한 이 이사장는 “바지선으로 세월호를 받치거나 로프로 잡아당기기만 했어도 침몰하지 않을 수 있었고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휘부에서 제대로 결정만 했어도 100% 구조할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 아직도 아이들이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칠 때의 흔적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자신이 총지휘했던 천안함 인양 작업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내 아들 살려달라는 유족들의 외침에도 조류가 워낙 세 바다만 바라봐야 했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에게는 지론이 있다. 해난 사고는 언제나 인재라는 것이다. 날씨가 나쁘면 운항하지 말아야 하고 승선 인원을 지켜야 한다. 큰 배가 가까이 오면 작은 배가 먼저 피하는 게 원칙이다. 그는 “돈을 조금 더 벌겠다는 생각, 이렇게 해도 사고 난 적 없다는 안일함 등이 해난 사고의 원인”이라며 “안일함이야말로 가장 큰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상에서 잠수부의 상태를 체크하고 소통하는 송수신 장비.


바닷속을 드나들며 작업을 하기에 숱한 위기도 겪었다. 한번은 바다에 파이프 설치 공사를 하는데 조류가 너무 세게 흘러 수백 m 이상 떠내려간 적이 있었다. 그는 “겨우 바다 위로 올라와 외국 선박이 내린 닻의 체인을 잡고 3시간 이상 구조를 기다렸다”며 “지금 생각해도 아찔했던 순간”이라고 회고했다. 40m 수심에서 산소통에 공기가 떨어져 호흡을 못 한 적도 있었다.

위험한 잠수를 하는 이유를 물었다. ‘사람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이사장은 “우연히 한강에 놀러 갔다가 물에 빠진 학생 둘을 구해준 적이 있다”며 “남이 못 하는 것을 내가 한다는 자부심이 오랫동안 잠수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쓴 말을 쏟아냈다. 전문가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예로 중국 어선의 불법 어업 행위를 막기 위해 서해 무인도에 양식장을 설치해 사람들이 살 수 있게 하자는 건의를 해도 언제나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온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해양 분야의 가장 큰 문제는 관련 정책을 만들고 예산을 책정하는 사람들이 무뢰한이라는 점입니다. 전문 지식이 전혀 없으니 탁상행정, 엉터리 행정이 나올 수밖에 없죠. 정책을 세울 때 전문가와 함께 협의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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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독자부 글·사진=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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