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등으로 대표되는 K팝 등 한류 열풍으로 저작권 흑자가 15억 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특허 수입이 확대되면서 산업재산권 적자 폭도 커졌으나 저작권 흑자 덕에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반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22일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3억 3000만 달러 흑자로 반기 기준 역대 2위 규모의 흑자를 냈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흑자는 2019년 하반기(3억 5000만 달러)다. 우리나라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해외 특허를 사용하기 때문에 만성 적자였으나 최근 K콘텐츠 수출이 늘면서 수지가 점차 개선되는 흐름이다.
먼저 산업재산권은 10억 8000만 달러 적자로 전년 동기(-3억 7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과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 수입이 확대된 영향이다. 반면 저작권은 15억 2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문화 예술 저작권과 연구개발·소프트웨어(SW) 저작권 모두 흑자 폭이 늘어난 영향이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특허 및 실용신안권이 5억 7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정보통신(IT)과 자동차 관련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입이 확대된 영향이다. 의류 잡화 관련 상표권이나 프랜차이즈권 수입이 확대되면서 상표권도 5억 2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반면 데이터베이스 수출이 확대되면서 연구개발 및 SW 저작권은 11억 8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가 해외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관련 수지가 개선됐다는 것이다. 음악·영상(2억 8000만 달러) 호조로 문화 예술 저작권도 3억 4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한류 콘텐츠 수출 호조로 2020년 상반기 이후 7개 반기 연속 흑자다.
기관 형태별로는 국내 대기업이 역대 최대인 28억 5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현지 법인에 대한 특허권과 상표권 등 수출이 확대된 영향이다. 반면 컴퓨터 프로그램 수입 확대로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2억 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적자를 냈다.
거래 상대방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13억 5000만 달러)과 베트남(7억 7000만 달러)에서 흑자를 내고 영국(-17억 3000만 달러)과 미국(-11억 1000만 달러)에서 적자를 내는 구조가 나타났다.
문혜정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재권 무역수지는 2010년 초반까지 적자 폭이 커졌다가 최근 점차 축소되는 추세”라며 “저작권은 문화 예술 저작권을 중심으로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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